16개월 정인이 아동학대 징후 드러나
"정인아 미안해" 애도 물결
"양부모 살인혐의 적용해달라" 청원 마감돼
16개월 정인이의 학대 징후를 분석한 결과가 밝혀졌다.
2일 방송된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생후 16개월 정인이가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숨진 사건을 다뤘다. 정인이는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후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났다.
양부모는 정인이의 죽음이 사고라고 주장했으며 양부 안씨는 "소파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둘째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응급실에서 본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정인이의 배에 가득찬 곳을 가리키며 "이 회색 음영 이게 다 그냥 피다. 그리고 이게 다 골절이다. 나아가는 상처, 막 생긴 상처.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아동 학대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보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았다는 남궁인은 "갈비뼈 하나가 두 번 이상 부러진 증거도 있다. 온 몸에서 나타나는 골절. 애들은 갈비뼈가 잘 안 부러진다. 16개월이 갈비뼈가 부러진다? 이건 무조건 학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정적 사인은 장기가 찢어진거다. 그걸 방치했다. 바로 오면 살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양모가) 무릎을 꿇고 '우리 아이가 죽으면 어떻게 하냐'고 울었다. 이게 학대고 살인이라고 다 알고 있었는데 부모가 너무 슬퍼하니까 진짜 악마라 생각한 의료진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정인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의 CCTV도 공개됐다. 이를 본 소아과 전문의는 "감정이 없어 보인다. 정서박탈이 심해 무감정인 상태일 때 저런 행동을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어린이집 선생님이 정인이를 안아주며 세워줬지만 정인이는 걷지 못했다. 그 당시 찍힌 사진에는 정인이의 볼록한 배가 보인다. 배기수 교수는 "장이 터져서 장 밖으로 공기가 샌거다. 통증 중 최고의 통증일거다. 애가 말을 못해서 그렇지 굉장히 괴로운거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생긴 상처도 학대를 의심케 했다. 허벅지 여러 곳에 커다란 멍이 있었고, 이와 관련해 어린이집 선생님은 "아빠가 씻겼는데 마사지 해주다 생긴 거 같다고 하더라. 돌도 안 된 아인데 저 정도 압으로 마사지를 해주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정인이의 귀, 배 등에 다수의 멍이 발견됐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신고로 정인이는 한동안 유치원에 나오지 못했다. 그런데 두 달여만에 찾아온 정인이는 충격적이었다고. 정인이는 두 달 전보다 체중이 1kg이나 줄어들어 있었다.
정인이의 사인을 들은 정경원 교수는 "췌장은 후복막강 장기라고 부른다. 그 앞쪽에 위, 대장, 소장 등이 있다. 힘이 가해져 모든 장기들을 뚫고 췌장까지 전달되기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어떤 외력이 척추뼈까지 맞닿아야 되는거다"고 지적했다.
정인이의 사망 원인인 췌장 절단이 이루어지기 위한 수치는 3,800에서 4,200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에서는 어느정도의 힘인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정인이에게 가해진 힘은 성인 여성이 소파 위에서 뛰어내려 밟아야 하는 정도의 물리력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세 차례의 아동 학대 신고에도 불구하고 정인이는 보호받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이날 MC 김상중은 '아이의 얼굴 공개를 두고 깊고 길게 고민했다. 하지만 아이의 표정이 그늘져가는걸 말로만 전달할 수 없었기에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같은 어른이어서,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늦게 알아서, 정인아. 미안해"라며 끝맺었다.
한편 정인이의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 청원은 지난달 20일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동의를 넘긴 23만명으로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