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아파트에서 배달 오토바이를 단지 안으로 출입하지 못하게 막고 화물용 승강기만 이용해 배달하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국내 배달대행사 생각대로는 가맹점주에게 띄운 공지에서 "서울숲 아크로포레스트 아파트는 경비업체가 기사분들에게 오토바이를 밖에 세우고 걸어서 들어가게 하고, 신분증을 맡겨야 하며 화물 엘리베이터만 현재 이용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할증돼 있는 지역보다도 더 (아크로서울포레스트로는) 기사분들이 배송을 꺼려하고, 한 번 가신 기사분들은 두 번 다시 안 가시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해당 아파트 배달의 경우 18일부터 배송료 2000원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이같은 조치는 오토바이를 단지 밖에 세워두고 도보로 이동을 하는 등 배달 시간이 더 걸리고, 배달 기사의 노동 강도가 세지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 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280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로 평당 매매가는 8000만원 초반으로 형성돼 있다.
음식 배달원들에게 화물용 승강기를 이용하도록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대형 주상복한아파트인 메세나폴리스에서는 음식 배달 기사들을 입구에서 막고 개인정보와 업체명을 적게 한 뒤 화물용 승강기를 이용하게 했다. 당시 배달 노동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원은 화물이 아니고, 손님은 귀족이 아니다"라며 아파트 측에 사과와 대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