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까지 소훼당한 우리 해수부 공무원의 아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부친의 죽음과 관련한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19일 피살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피살 공무원의 고3 아들 이모 군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미국 대사관에 전달했다. 대사관은 이 군의 편지를 외교행낭에 봉해 백악관으로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군이 쓴 편지는 "지난해 9월 22일 북한군에 의해 죽임을 당한 대한민국 정부 소속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이라는 소개로 시작한다. 이 군은 편지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전에 참전했던 군인 자녀에게 미국 입국 혜택을 주는 이민법을 통과시키고, 52년전 북한에 나포된 미해군 정보함 '푸에블로'호를 반환하라는 결의안을 발의한 분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에 침해당한 인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진 분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18세 학생의 억울한 호소도 들어줄 것이라 생각해 서신을 보낸다"며 "북한의 김정은이 우리 아버지를 사살하고 기름을 발라 시신을 훼손한 행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인권 유린"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군이 우리 아버지를 왜 구하지 못했으며 북한군이 우리 아버지를 왜 죽였는지 진실을 알고 싶지만 아직 학생이기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나의 작은 외침을 들어달라"고 하소연했다.
편지에서 이 군은 유가족이 겪는 아픔과 고통도 토로했다.
이 군은 "여덟 살 여동생은 아직도 아버지가 죽은 사실을 알지 못해 매일밤 아버지를 찾고 있으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그림과 편지로 달래고 있다"며 "북한군이 아버지를 왜 죽였는지 진실을 밝혀, 아버지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힘이 돼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