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EP '히어 유 아 바이닐' 8월 10일 발매
“진리를 찾아 얻은 것을 바탕으로 모험을 떠나는 밴드”
로피를 주축으로 예은, 재천, 우석, 창대. 다섯 멤버들은 자신들의 팀, 밴드 바이닐(v!nyl)을 이 같이 표현한다. 2018년 싱글을 내놓고 데뷔한 바이닐은 지난 10일 첫 EP 앨범 ‘히어 유 아 바이닐’(here u r v!nyl)을 통해 팀으로서의 본격적인 새 시작을 알렸다.
이 앨범에는 총 다섯 개의 수록곡이 담겨 있는데, 각각의 곡은 모두 멤버 개개인의 자작곡으로 채워졌다. 각자의 곡이 수록곡이 된 만큼, 앨범엔 개성이 묻어난다. 동시에 편곡 작업은 함께 모여 진행하면서 ‘바이닐’의 색을 갖춘 앨범이 됐다. 멤버 고유의 특성이 담긴 곡에 다른 멤버들의 의견이 조금씩 더해지면서 나오는 음악적 다양성, 그리고 그 시너지는 어떤 밴드도 흉내 낼 수 없는 바이닐 만의 무기이기도 하다.
-음악이 직업이 될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나요?
로피: 평생 한 가지 일을 하면서 후회 없이 살아가야 한다면, 그 일이 저에겐 ‘음악’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 유튜브로 접한 멋진 음악을 연주하고 부르는 사람들과 그 곡을 만드는 사람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거든요. 이 일을 시작하는 데에는 크게 고민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한 마디로 그냥 한 거죠.
예은: 저는 정말 자연스럽게 이 길로 오게 된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부터 모든 피아노 반주를 담당했고 자연스럽게 예고에까지 진학하게 되었어요. 얼마 전 중학교 생활기록부를 찾아봤는데 장래희망을 다 ‘뮤지션’이라고 적었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은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재천: 감정이나 이야기를 시각이나 소리 등으로 표현하는 예술분야에 매력을 느껴서 직업으로 삼고 싶어진 것 같습니다. 많은 예술분야 중에 음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아마도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음악을 접하기 쉬웠고, 저 스스로도 소리에 대한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우석: 제가 여러 음악으로 인해 많은 감정과 느낌을 받은 것처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제 음악으로 그 감정과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멤버들이 한 팀(밴드)으로 모이게 된 과정도 궁금합니다.
예은: 드럼의 창대, 베이스 재천이와는 같은 고등학교를 다녀서 친한 사이긴 했지만 따로 팀을 만들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어느 날 전혀 모르는 사람이 저에게 같이 음악을 하자고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페이스북으로요. 같은 나이의 음악인들끼리 음악을 하고 싶었던 로피가 페이스북으로 한 명 한 명에게 연락을 했고 그래서 밴드 바이닐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팀명이 바이닐인데요. 스펠링에 ‘아이’(i)를 ’느낌표‘(!)로 표현한 이유가 있나요?
우석: 바이닐(vinyl)은 레코드판을 의미하는 단어잖아요. 시간이 지나서 다시 봐도 그 때의 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레코드판과 같은 음악을 하고 싶어서 짓게 된 이름이에요. ‘아이’ 자리에 ‘느낌표’를 넣은 이유는 ‘i’를 뒤집으면 ‘!’가 되는데요. 뻔한 생각을 뒤집어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팀이 되고자하는 마음으로 바꿔보았습니다.
-프로필 사진도 독특한데요. 로피 씨만 ‘스마일’ 이미지를 씌워 놓은 이유가 있나요?
로피: 솔직하게 말하면 저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입니다. 다른 멤버들의 비주얼에 따라갈 자신이 없었어요(웃음).
-2018년 첫 앨범이 나왔는데요. 꿈꾸던 앨범이 나왔을 땐 어떤 기분이었나요.
예은: 행복했어요! 정말 좋은 곡을 첫 곡으로 내게 되어서 기뻤고요. 학교를 다니면서 녹음하고 촬영도 하느라 힘들었었는데 나온 곡을 들으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첫 앨범이 나오고 바로 이듬해엔 공백이 있었는데요.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건가요?
재천; 팀원들의 군 복무로 인해 그 시기에는 아무래도 공백이 있었습니다. 가능하면 팀원들끼리 군 입대시기를 맞추고 싶었지만, 시험을 봐서 가야하는 군악대 특성상 모두가 시기를 맞추기에는 힘들어서 각자의 시기에 맞춰서 가게 되었고, 그렇다보니 공백이 좀 컸던 것 같습니다.
-이번 ‘히어 유 아 바이닐’(here u r v!nyl)은 바이닐의 첫 EP이자, 앨범명에 팀명을 담은 만큼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우석: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바이닐이라는 팀이 생기고 나서 멤버들의 군대 문제로 모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전역 후 처음으로 다 같이 모여서 멤버 개개인이 작곡한 곡을 두고 서로 의논하고, 도와주면서 완성한 앨범이라 더욱 뜻 깊은 앨범입니다. 앨범에 팀명을 넣은 이유는 ‘바이닐의 새로운 시작’ ‘우리가 바이닐이다’라는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EP 앨범을 내고자 했던 이유는요?
로피: 저희는 매주 정기적으로 미팅을 하는데, 한날 팀 멤버인 예은이가 ‘우리 앨범 내자!’라고 해서 만들게 된 앨범입니다. 처음엔 정규 앨범으로 작업을 하려고 했지만, 제가 12월에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시간이 빠듯하더라고요. 결국 EP로 결정 되었어요.
-앨범에 총 다섯 곡의 수록곡이 있는데요. 각자 멤버들의 곡을 사이좋게 실었다는 것이 인상적이에요. 사실 모든 멤버가 작곡에 참여하는 건 밴드로서도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요.
예은: 저희는 누구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각자 곡을 만들 수 있게 하자고 늘 이야기해왔어요. 이번 앨범 곡들을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곡마다 스타일이 다 달라요.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색이 모두 다른데 각자의 색에 다른 멤버들의 색이 더해지면서 더욱더 다양한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각자 타이틀곡에 대한 욕심도 컸을 것 같은데요.
재천: 모든 곡이 다 소중하고 좋지만, 타이틀을 결정해야하는 최종단계에서 팀원들과 전 곡을 반복해서 들어보고, 회의와 투표를 통해 타이틀곡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더블 타이틀 앨범으로 ‘머스터드’(Mustard)와 ‘INTJ’가 타이틀곡으로 결정됐습니다.
-‘머스터드’가 타이틀곡이 된 결정적 이유가 있나요?
로피: 이 곡을 작업할 당시, 제가 정말 좋아해서 한 달 내내 입고 다니던 머스터드색 후드티를 친한 친구가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이유모를 수치심(?)을 느꼈지만, 점차 눈치를 보지 않게 되고 ‘너도 머스터드색 옷을 입어봐 좋아, 싫음 말고’라는 마인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곡에서 ‘머스터드’는 단지 옷의 색깔 뿐 만이 아닌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행위 자체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예은: 로피는 항상 머스타드색 옷을 입거든요(웃음). 음악도 가사도 이건 정말 ‘로피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재천: 뭔가 ‘나는 나다운 게 좋아, 네가 싫어도 난 좋아’라는 느낌이 좋았어요.
우석: ‘머스터드 색깔’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색깔이기도 하고 굉장히 센스있고 밝은 색깔인 점과 곡과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또 후렴구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귀에 맴돌아서 저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는 마법 같은 곡입니다.
-최근 엠비티아이가 유행이기도 하죠. 또 다른 타이틀곡 ‘INTJ’는 작곡자인 재천 씨의 MBTI 결과인가요? 다른 멤버들은 어떤가요?
로피: 저는 ‘INFJ’이지만 이 곡의 작사를 재천이와 함께하는 입장으로써 굉장히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비슷한 듯 살짝 다른, 그런 입장차이가 느껴지더라고요. 다른 멤버들의 MBTI를 들어보면 굉장히 팀에서 성격이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참고로 ‘선의의 옹호자’입니다. 하하.
예은: 저는 INFP요! INTJ를 용의주도한 전략가라고 하잖아요. 실제로 재천이가 많은 의견을 내고 이끌어주는 것 같아요.
재천: 맞아요. ‘INTJ’는 제 MBTI 결과죠. 아무래도 제 성향이 좀 계획적인 걸 좋아하고, 결론을 도출해내서 실행하는 실행력이 있어서 팀 작업 때 팀원들과 저의 의견을 종합하여서 방향성을 잡는 역할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우석: 저는 예은이와 마찬가지로, INFP입니다. 소심하지만 밝은 성격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멤버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웃음).
-편곡 작업을 함께 하는 만큼, 서로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매우 중요한 밴드의 덕목 중 하나인데요.
우석: 멤버들이 서로의 곡을 다 좋아하고 편곡할 때도 트러블 없이 흘러가서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다들 서로의 음악성을 존중하고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있어서 배울 점도 많고 고마운 친구들이죠. 이제 새로운 첫 발을 디뎠지만 앞으로 다양한 청중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완성도 있는 밴드가 되겠습니다!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을까요?
재천: ‘서로 다른 것들의 매력’ 정도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앨범 작업에서 각 곡들의 콘셉트가 서로 맞지 않거나, 모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 각자가 작곡한 곡의 다른 부분들이 오히려 앨범 전체적인 시선으로 보았을 때 매력적인 요소로 생각이 되더라고요. 그 덕분에 더 즐겁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이번 앨범을 대중들에게 한 마디로 소개하자면요?
로피: 음, 사실 큰 메시지를 담으려고 하진 않았어요. 앞으로의 행보를 예고하는 앨범정도로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웃음).
-말씀하신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지는데요.
우석: 보컬이 없는 밴드인 만큼 다양한 장르와 색깔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슬프거나 기쁘거나 어떤 상황에도 모든 감정을 공감하는 밴드가 되겠습니다.
-바이닐의 앞으로의 계획을 조금 더 자세히 들려주세요.
로피: 바이닐을 실력 있는 연주자들의 크루로 발전시키려고 생각중이에요. 해외에 ‘스타키 퍼피’(Snarky Puppy) 같은 팀을 만들어 보는 게 꿈이었거든요. 꼭 그 이상의 업적을 이루고 싶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