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가 현직 대법관 성명 직접 거론…타인의 명예훼손 행위, 엄정한 법의 심판 받아야"
"지금까지 기사화 되지 않다가 왜 선거 목전에 두고 갑자기 이런 의혹 기사가 보도됐는지 의문"
"대장동 그분 실체가 규명됐는지, 의혹이 해소됐는지 이런 부분 모른다"
"김만배, 단 한번도 만난 적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제 딸도 지금 함께 거주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와 대선 방송토론 등에서 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66·사법연수원 12기) 대법관이 본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조 대법관은 특히 "대통령 선거 방송 토론에서 한 후보가 현직 대법관인 자신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며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조 대법관은 23일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영학 녹취록' 등장하는 '그분'은 현직 대법관이었다'(한국일보 2월 18일 보도)라는 기사 출력본을 들어 보이면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에서 논쟁이 되는 대장동 의혹 사건에 관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왜 갑자기 이런 의혹 기사가 보도됐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며 "실은 작년 10월경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잠깐 있었다. 그때도 저한테 사실 확인 요청이 있어서 자세히 설명해 드렸고, 당시 크게 기사화되지 않았다. 또 한 달여 전에도 비슷한 문의가 있어서 설명해드렸고 역시 기사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 대법관은 "저는 대장동 그분의 실체가 규명됐는지, 의혹이 해소됐는지 이런 부분은 모른다"며 "원래는 문제 삼지 않으려 했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관은 특히 "엊그제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방송토론에서 한 후보자가 '화천대유 관련해 지금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게 확인이 됐다'며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했다"고 지적하고 "제 기억으론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아울러 "현재 대선 시국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여야 간에 공방이 많이 있어 (자신의 실명을 거론한) 대선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서 제가 제 의견을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정의에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김만배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 번도 만난 일이 없고 일면식도, 통화한 적도 없다"며 "김만배씨뿐만 아니라 대장동 사건에 관련돼있다는 그 어느 누구와도 일면식, 일 통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와 성균관대 동문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가 의심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조 대법관은 김씨가 자신의 딸에게 주거지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는 30년 가까이 현재 살고 있는 주거지에서 계속 거주해왔고, 제 딸도 함께 거주하고 있다. 딸 하나는 2016년 결혼해 분가해서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고, 다른 딸 하나는 작년에 결혼해 분가해서 죽전에 살고 있다. 막내딸은 저와 함께 살고 있다"며 "저나 저희 가족이나 제 친인척 중에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저는 녹취록을 본 적이 없어서 제 이름이 명백히 기재돼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녹취록에 '그분'이란 말이 나오는데 그 위에 누군가가 '조재연?'을 가필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