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아직은 쓸까 말까 눈치게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 시민들 표정


입력 2022.05.03 05:06 수정 2022.05.02 21:18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실내외 왔다 갔다 할 때 썼다 벗었다 너무 불편해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 마스크 써"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어서 오히려 더 조심…외부에서도 썼으면 좋겠다"

야외수업 하는 학생들도 대부분 착용…"마스크 쓰던 버릇·불안함 아직 남아 있어"

오미크론 변이 팬데믹의 주요 변수 부상, 재유행 변이 출현 여부에 달려…"실내 마스크 중요"

실외 마스크 해제 첫날인 2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이후 566일 만에 오늘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다만 50명 이상 밀집하는 집회나 공연,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는 실외라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5월 2일, 긴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의 핵심이었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자 시민들은 마스크를 쓸지 말지 서로 눈치를 보면서도 마스크 밖의 시원한 공기를 반기며 해방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5명 중 1명꼴로 마스크를 안 쓰고 있어서 나도 썼다 벗었다를 반복하고 있다"며 "아직은 눈치게임 같다"고 전했다. 김씨는 다만 "어쨌든 해방을 맞은 기분"이라며 "너무 답답했는데 마스크를 벗으니까 숨 쉬기 좋다"고 덧붙였다.


광화문에서 근무하는 김모(32)씨는 "오늘 실외 마스크 의무가 됐는데도 많이들 쓰고 있었다"며 "실외와 실내를 왔다 갔다 할 때 썼다 벗었다 하는 게 너무 불편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에 걸려보니 단순한 감기였다"며 "이 정도로만 관리하면 앞으로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역시 광화문에서 만난 정모(42)씨는 "밖에서 음료수를 마실 때는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밝혔다. 정 씨는 "눈치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도 "공식적으로 발표된 사항이라 옛날만큼 눈치가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직장인 박모(60)씨 "완전히 눈치보지 않으려면 실외와 실내 동시에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해야 할 것 같다"며 "버스 탈 때나 안에 들어갈 때 마스크를 벗었다 썼다 해야 하는 불편함도 크다"고 토로했다. 박 씨는 "이미 코로나 걸릴 사람은 다 걸려서 걱정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시기상조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광화문역 인근 공원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있던 50대 조모 씨는 기자가 다가가자 턱에 내렸던 마스크를 급하게 올렸다. 조씨는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벗거나 내려놓는 정도이다"며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어서 더 조심하고 있다. 외부에서도 썼으면 좋겠다. 오늘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을 한 두명 정도만 봤다. 많지는 않더라"고 전했다.


실외 체육수업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일 서울 광진구 광장초등학교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고 체육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야외수업을 하는 학생들도 오늘부터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다. 그러나 3∼4명의 학생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한 초등학교 선생님은 "체육 수업 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했는데도 아이들이 스스로 벗지 않았다"며 "마스크를 쓰던 버릇과 불안함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서대문구 금화초등학교에서는 어린이날을 사흘 앞두고 3년 만의 학년별 봄 운동회가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9년 봄 이후 처음 열리는 운동회였다. 2일 오전 10시가 되자 교실에 있던 6학년 학생 82명은 일제히 운동장으로 쏟아져나와 줄지어 앉았다. 오랜만의 운동회가 설렌 듯 엉덩이를 들썩이다가 운동회 시작도 전에 일어나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는 실외라 할지라도 가급적 1m정도의 거리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이날 안내문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 이후 코로나19는 지역사회에서 매우 빠르게 전파하는 경향이 관찰됐다”며 “의학적 관점에서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됐다고 해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향후 경각심까지 완전히 완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노약자, 만성질환자를 포함한 코로나19 고위험군의 경우, 실외라 할지라도 감염원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기침, 발열, 인후통 등의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오미크론의 지속적인 변이가 전 세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주요 변수로 부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유행이 변이 출현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도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어 3개월 정도는 유행 상황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재유행은 변이 출현 여부에 달려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교수는 "실내 마스크는 유행 통제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야외 마스크 의무 해제 이후에도 실내 착용이 잘 준수될 수 있도록 보완 조치들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정채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1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진순이 2022.05.03  09:54
    여름에 어떡하나 걱정이었는데 조금은 다행이에요 기자님도 건강 유의하세요!
    0
    0
1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