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부자 '50억 뇌물 의혹' 호반건설·산업은행 압수수색

11일 압수수색 연장선…당시 호반건설·부국증권 포함 10여곳 압수수색

곽상도, 김만배 부탁받고 성남의뜰 컨소시엄 와해 위기 막아준 의혹

남욱 "곽상도가 하나은행에 직접 말해서 컨소시엄이 깨지지 않게 했다고 들어"

검찰, 압수물 분석 뒤 컨소시엄 관계자들과 곽상도 부자 소환조사 방침

대장동 개발사업을 돕고 아들을 통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관련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곽상도 전 의원과 아들 병채 씨의 '50억 뇌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호반건설과 산업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곽 전 의원과 병채씨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과 관련해 산업은행, 호반건설 등 관계자들의 이메일 서버 등을 압수수색 중이다.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 11일 진행한 압수수색의 연장선상으로, 당시 검찰은 호반건설과 부국증권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추가 증거 확보 차원에서 재차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 와해 위기를 막아주고 그 대가로 병채 씨의 퇴직금 명목으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50억원을 받았다고 의심한다.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에는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비롯해 산업은행 컨소시엄, 메리츠증권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 컨소시엄 소속이던 호반건설이 하나은행에 동참을 제안, 애초 하나은행이 참여하기로 했던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곽 전 의원이 김 씨의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이를 막아줬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남욱 씨는 2021년 검찰 조사에서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찾아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하나은행에 예치된 호반건설 관련 자금을 빼겠다고 한 것으로 들었고, 곽상도가 하나은행에 직접 말을 해서 컨소시엄이 깨지지 않게 했다고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곽 전 의원 사건을 심리한 1심은 올해 2월 곽 전 의원 부자를 '경제적 공동체'로 보기 어렵다며 병채 씨가 받은 퇴직금 50억원을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병채 씨를 50억원 뇌물 수수의 공범으로 보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입건한 뒤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뒤 컨소시엄 관계자들과 곽 전 의원 부자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