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 무고 유도 혐의 받는 교회 사람들, 대법서 무죄 확정…왜? [디케의 눈물 355]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2.06 16:55  수정 2026.02.06 16:55

檢, '이단 의혹 제기' 세 자매 가족 상대 보복성 무고 시도 판단

1심 유죄→2심, 무죄 선고…"피해 사실 실제로 믿었을 정황 존재"

법조계 "법리적으로 이해 가능…무고죄, 유죄 인정 까다로운 범죄"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세 자매에게 친아버지가 과거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무고를 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 교회 장로, 집사 등에 대해 대법원이 최근 무죄를 확정했다. 이번 판결을 두고 "무고죄 입증이 엄격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판례"라는 법조계 분석이 나온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교회 장로 A씨와 50대 권사 B씨, 또 다른 50대 집사 C씨에 대해 지난해 12월24일 무죄를 확정했다.


이들은 자매인 여신도 3명에게 "친아버지로부터 4살∼5살 때부터 지속해 성폭행당했다"는 허위 사실을 믿게 한 뒤 2019년 8월 친아버지를 성폭행 혐의로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로 2021년 7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여신도들의 가족이 교회에 대한 이단 의혹을 제기하자 A씨 등이 여신도들의 가족을 허위 고소해 범죄자를 만들려고 시도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신도들 사이에서 이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환상을 볼 수 있거나 귀신을 쫓고 병을 낫게 하는 능력이 있는 인사로 알려졌다.


앞선 1심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며 A씨와 B씨에게는 징역 4년, C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암시와 유도, 집요한 질문을 통해 원하는 답을 듣는 과정을 반복하며 허구의 기억을 주입한 점을 인정할 수 있다"며 "무고는 미필적 고의로도 범의(범죄 의사)를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인들은 성폭행 피해가 허위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2심에서는 이들 모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2심은 "(성폭행) 피해 사실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 사실"이라며 이들의 성 상담 과정에서 유도와 암시에 의해 교회 신도인 세 자매에게 허위 기억이 형성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이들이 서로 공모해 고의로 허위 기억을 주입한 혐의는 엄격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피고인들이 피해 사실을 실제로 믿었거나 믿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여러 정황이 존재하고 주변인들 역시 그랬던 정황이 존재한다"며 "피고인들이 미필적으로나마 허위성을 인식했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혐의 증명과는 별개로, 이들의 종교 성향과 신념, 왜곡된 성 가치관, 부적절한 상담 방식, 긴밀한 인적·종교적 신뢰 관계, 성 상담 사역 방식을 언급하며 "서로에게 잘못된 기억을 유도하고 확대 재생산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검사 측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이를 기각하고 A씨 등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2심)을 확정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데일리안DB

이번 사건 2심 판결은 무고 범죄 증명이 왜 까다로운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판례로 기록될 것이라는 법조계의 분석이 나온다.


김희란 변호사(법무법인 대운)는 "해당 여성들에 대한 성상담은 피고인들의 강요나 개입이 아닌 자발적인 고백을 계기로 시작됐고 성상담의 시기, 대상 교인의 범위, 각 교인들의 성상담 내용, 성상담 이후의 정황에 비추어 볼 때 B씨 등이 성상담을 진행함에 있어서 교인들의 성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외에 특별히 다른 목적이나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었던 것으로 재판부에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라며 "피고인들이 이 사건 피해사실을 실제로 믿었거나 믿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의 존재하는 점에서 피고인들에게 허위사실이라는 인식, 즉 무고죄의 고의는 없었다고 판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민선 변호사(법무법인 새별)도 "교회 관계자들이 처음부터 세 자매의 아버지를 고소를 하기 위해 기억을 조작시킨 것이 아니라 세 자매의 진술을 믿고 세 자매 역시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기억을 확대시키고 나서 고소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증명이라는 것은 굉장히 엄격하게 봐야 하는 만큼 증명 부족에 따른 무고 혐의 배척은 법리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고죄는 유죄가 인정되기에 굉장히 까다로운 범죄로 꼽힌다"며 "이번 판결은 무고 혐의가 어떻게 입증돼야 하는지 보여주는 정석적인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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