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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잇단 사생활 협박, 왜 사그라들지 않나


입력 2013.12.04 09:55 수정 2013.12.11 15:16        민교동 객원기자

사생활 사진, 동영상 유포 협박 잇따라

숨기기에 급급하던 과거와 달리 강경대응

연예계 사생활 폭로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타들의 대처 방법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 ⓒ 데일리안DB

반드시 연예인들만의 일이 아니다. 누구나 협박을 당하면 난처하고 곤란해지기 마련이다. 자신의 약점을 쥐고 있는 사람의 협박이라면 더욱 그럴 터지만 꼭 그렇지 않을 지라도 협박을 당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분이 좋을 수 없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잃을 게 더 많은 사람이 약하지 마련이다. 연예인으로 데뷔해 인기까지 얻어 스타가 된 이들이라면 협박범의 폭로로 인해 자신이 갖은 것. 다시 말해 어렵게 얻은 인기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상황은 정말이지 난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지 연예인들을 은밀히 협박하고 이를 통해 불법적인 이득을 취해 온 이들이 많다. 당연히 이런 협박범 앞에서 연예인은 늘 말 못하는 피해자일 수밖에 없다. 뭔가 약점을 잡힌 이들이라면 물론이고, 꼭 그렇진 않을 지라도 상대방이 뭔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협박범의 무리한 요구를 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여자 연예인에게 사생활 관련 폭로 협박은 더욱 치명적이다. 사생활 관련 협박범의 대부분은 해당 연예인의 사생활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다. 전 애인이나 전 매니저 등 정말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무슨 일로 인해 멀어진 뒤 어느 순간 협박범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사생활 관련 약점을 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게의 여자 연예인은 굴복을 선택한다. 정말 협박범이 뭔가를 터뜨릴 경우 여자 연예인은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이다. 잃을 것이 더 많은 사람이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협박범이 손에 쥔 것을 폭로할 경우 인기라는 무형의 자산을 잃게 되는 연예인이 훨씬 더 치명적이다. 그 무언가를 폭로한 이 역시 사법처벌 등의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만 그 보다는 인기를 잃은 여자 연예인이 더 잃을 게 더 많다.

행여 폭로될 무언가가 없는 경우일 지라도 연예인이 더 약자다. 협박을 당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연예인은 잃을 게 많다. 아무 것도 폭로될 사안이 없을 만큼 사생활 관리를 잘 해왔다고 할지라도 협박당하고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괜한 루머에 휘말릴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런 예는 실제로도 많다. 10여 년 전 쯤, 한 중소 연예기획사 대표가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해당 연예기획사 대표는 소속 배우들에게 줄 돈을 주지 않아 사기죄 등으로 구속됐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대표가 키운 여자 연예인 A의 이름이 거론됐다.

이미 대형 연예기획사로 소속사를 옮긴 뒤였지만 전 소속사 대표가 지속적으로 협박을 가하며 금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 연예기획사 대표는 지속적으로 신인 여자 연예인에게 성관계를 요구했으며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해당 연예기획사의 집을 경찰이 압수수색했고 수백 개의 비디오테이프가 증거로 압수됐다. 이 가운데 여자 연예인 A의 섹스비디오도 있다는 소문이 팽배했지만 경찰은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함구했다. 그럼에도 소문은 끊임없이 나돌았고 여자 연예인 A는 이로 인해 한 동안 힘겨운 루머와의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실제로 사생활 관련 폭로가 이뤄진 사례도 많다. 우선 전 애인이 문제가 된 경우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모을 만한 내용이 폭로돼 더욱 화제가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P씨와 H씨다. P와 H의 경우 전 애인이 내밀한 사생활 관련 사안을 폭로해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게다가 P의 전 애인은 전 매니저이기도 했다.

전 소속사 관계자의 폭로 역시 비슷하다. 일반인들에겐 자세한 정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안들 연예인 관련 뉴스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전 소속사 측이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린 내용인 경우가 많다.

연예부 기자들 사이에선 ‘특종을 하려면 소속 스타를 다른 연예기획사로 빼앗긴 연예기획사 매니저를 만나라’는 격언(?)이 있다. 연예인의 일수거일투족을 다 알고 있는 매니저의 경우 적이 될 경우 무시무시한 엄청난 약점을 손에 쥐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탓인지 최근에는 연예인이 소속사를 옮길 경우 담당 매니저를 데리고 함께 소속사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전 소속사 관계자들의 경우 별다른 폭로 사안이 없음에도 무작정 협박을 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송혜교다. 송혜교는 지난 2005년 전 매니저에게 협박을 당했다. 전 매니저는 송혜교의 모친에게 ‘2억5000만 원을 주지 않으면 당신과 자식(송혜교)에게 염산을 뿌려 평생 고통스럽게 해주겠다’는 내용의 협박 편지를 보냈고 이로 인해 사법 처벌을 받았다. 권상우 역시 전속계약 과정에서 전 소속사 매니저에게 협박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이런 분위기에서 강한 변화의 기운이 느껴진다. 협박범에게 정면 대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한효주다.

지난 달 25일 검찰은 배우 한효주의 가족을 협박한 혐의로 전 소속사 매니저 등 세 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한효주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걿어 사생활 관련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한효주는 부친에게 문제될 일이 전혀 없다는 얘길 듣고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이들을 체포할 수 있었다.

협박범들을 체포한 경찰 역시 문제가 될만한 사생활 관련 사진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미 폐업한 한효주의 전 소속사 매니저들이 지인들과 짜고 벌인 공갈 협박 사건이었다고 한다.

연예관계자들은 한효주의 현 소속사의 발 빠른 대처를 칭찬하는 분위기다. 이런 경우 협박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을 지라도 쉬쉬하며 조용히 넘어가려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그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한효주에게 뭔가 숨길만한 사생활 관련 사진이 있는 것처럼 소문이 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소속사가 발 빠르게 대처해 폭로될 사생활 관련 사진이 없다는 사실을 먼저 외부에 알리면서 공갈 협박 사건임을 분명히 해 더 이상의 루머 확산을 막았다.

물론 여자 연예인들의 당당한 대처가 때론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에일리의 사례가 그렇다. 에일리는 최근 누드 사진이 유포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확한 누드 유출 경로가 알려지진 않았지만 항간에선 이를 확보한 남성(전 애인으로 알려지기도 했음)이 에일리의 소속사 측에 협박을 가하며 금전적인 요구를 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그렇지만 에일리 측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결국 문제의 사진이 온라인에 유포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런 경우 연예인으로서의 인기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여성으로서 엄청난 사생활 침해를 감수하야 한다.

그럼에도 여자 연예인이 당당할 수 있는 것은 대중의 힘이다. 대중은 에일리의 누드 사진 자체에 관심을 두기 보단 엄청난 사건의 피해자가 된 에일리를 응원하고 격려해주고 있다. 당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에일리가 향후 가수 활동을 지속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대중이 에일리라는 여자 연예인에게 실어준 커다란 힘이며 향후 여자 연예인에게 협박을 가하려 하는 예비 협박범들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또한 문제의 누드 사진이 사적으로 촬영한 사생활 관련 사진이 아닌 연예인 데뷔 전 모델 오디션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어쩔 수 없이 촬영한 사진이며 당시 에일이가 미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일리는 사생활 관련 폭로의 희생자가 아닌 사기 사건의 피해자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부분은 소속사의 발 빠른 대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처럼 아직까진 소속사의 발 빠른 대처가 절실하지만 협박범 앞에서 여자 연예인이 당당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역시 대중의 여론 변화다. 대중이 협박범의 협박이나 관련 루머에 관심을 갖지 않고 피해자 위치인 연예인에게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 준다면 이런 협박 범죄는 더 이상 연예계에서 발을 부칠 수 없을 것이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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