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굴' 들어온 이혜훈, 박원순에 90도 인사
서울시청 방문 20분 간 환담 "흑색선전 말고 정책대결 하자"
27일 오후 5시 서울시청 신청사 6층 시장실 앞.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이혜훈 최고위원이 박원순 시장에게 ‘90도’인사로 허리를 숙였다. 박 시장은 악수와 함께 가벼운 목례로 화답했다. 이 최고위원은 “선거에 나온 사람으로서 현역 시장에게 인사를 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 스스로 ‘호랑이굴’에 뛰어든 형세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20여분 간 비공개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시장측에 만나자고 요청했더니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오늘 박 시장과 6.4서울시장선거에서 정정당당 경쟁을 하고, 흑색선전을 하지말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자료부족으로 잘못된 비판을 할 수 있으니 공개할 수 있는 자료는 많이 달라”고 당부했고, 박 시장은 서울시 자료를 볼 수 있는 별도의 창구를 지정해주기도 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박 시장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선거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과 관련, “선거에서 연대를 통해 후보단일화를 하는 것은 야합”이라며 “후보연대는 안 의원이 말하는 새정치에 반하는 구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내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 등을 겨냥, “그동안 대권에 마음에 가 있는 분들이 (서울시장을 하면) 마음이 조급해서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사례 많았다”면서 “대권에 마음 가 있는 대권시장은 서울시를 떠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초 주장했던 ‘서울시장 후보 대권포기 각서’는 준비하지 않았다. 이미 박 시장은 “천만 시민을 책임진 서울시장이 어떻게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느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각서를 쓰라”고 일갈한 바 있다.
아울러 이 최고위원은 박 시장과 면담에 앞서 시청 기자실을 찾아 출입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현장에서 ‘즉석 정책 설명회’도 가졌다.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시청을 찾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에 본인도 “의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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