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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전쟁'으로 번진 소니 영화, 내용 다시 보니...


입력 2014.12.23 18:13 수정 2014.12.23 18:21        하윤아 기자

김정은 암살지령 받고 입북한 두 미국인의 좌충우돌 다뤄

미국 대중문화에 심취한 김정은 모습 풍자하며 웃음 유발

영화 '인터뷰' 스틸 컷. ⓒ소니 픽쳐스

미국과 북한의 신경전이 대규모 ‘사이버전’으로 번질 조짐이 엿보임에 따라 갈등의 시발점이 된 영화 ‘인터뷰’(The Interview)의 내용이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의 제작사 소니 픽쳐스 해킹 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발표 직후 미국 정부는 곧바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직접 “북한의 공격에 비례해 대응하겠다”며 강력한 응징을 예고했다.

그간 꾸준히 배후설을 부정한 북한은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즉각 민감하게 반응하며 21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이른바 ‘초강경 대응전’을 벌일 것이라고 엄포했다.

특히, 미국과 북한이 이 같은 신경전을 벌인 뒤 23일 오전 1시경부터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공식 도메인 ‘.kp’를 사용하는 웹사이트가 접속 장애를 겪어 일각에서는 ‘미국의 사이버 보복 공격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해당 사이트의 접속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재개됐으며, 현재도 접속이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인권 상황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주요 안건으로 채택되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인데다 사이버 전력 수준이 비등하다고 평가되는 미국과 북한의 외교 갈등이 빚어지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갈등의 시작점에 있는 소니사의 영화 내용에 대한 관심도 더욱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개된 예고편 영상을 통해 줄거리를 미루어 보면, 영화는 인기 TV쇼의 진행자 데이브 스카이라크(제임스 프랭코 분)와 프로듀서 애론 라포포트(세스 로건 분)가 북한 정부의 초청을 받고 김정은(랜들 박 분)을 인터뷰하기 위해 북한의 수도 평양을 방문하는 데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데이브와 애론이 김정은 인터뷰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CIA는 이들이 북한에 방문하기 전 ‘김정은을 제거하라’는 암살지령를 주고 상황별 대응법을 훈련한다.

이들은 무선 통신이 가능한 최첨단 손목시계와 권총을 몸에 지닌 채 전용기를 타고 북한으로 향한다. 평양에 도착한 이들은 한복을 입고 인공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북한 여성들을 지나 마침내 김정은을 만나고 본격적으로 암살지령을 수행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자신들을 위해 란제리 파티를 열어주고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스탈린에게 받은 탱크를 운전해볼 것을 선뜻 제안하는 김정은의 모습에 마음이 흔들려 암살 의지를 서서히 잃어간다.

감독은 이 과정에서 북한 상류층의 현실 매우 우스꽝스러우면서도 풍자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실제 북한 지도부의 모습과는 달리 미국의 대중 문화에 심취해 있는 상류층의 모습을 담은 장면들을 곳곳에 삽입해 웃음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데이브가 탱크를 운전하는 도중 미국의 팝송이 흘러나오는 장면에서는 당황하며 ‘노래를 모른다’고 시치미 떼던 김정은이 이내 팝송을 따라하고 안무까지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는 점 등이다.

영화는 북한 최고 지도자와 뜻밖의 우정을 쌓은 두 사람의 암살 계획이 발각되면서 갈등으로 치닫는다. 믿었던 두 미국인이 자신의 암살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한 김정은은 도피를 시도하는 이들을 끈질기게 추격한다.

그러나 결국 김정은은 자신이 타고 있던 헬기가 미사일에 격추되면서 최후를 맞는다. 예고편에는 김정은의 얼굴이 담긴 영정사진으로 죽음을 예견하고 있다.

비록 데이브와 애론의 암살 기도는 북한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과 이들의 엉뚱한 행동으로 물거품이 됐지만, 영화는 결국 김정은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끝맺음을 하게 된다.

당초 소니는 오는 25일 크리스마스에 미국과 캐나다를 시작으로 전세계 63개국에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해킹과 테러 위협에 대형 영화관들이 잇따라 개봉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개봉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다만, 마이클 린턴 소니 픽쳐스 최고경영자는 최근 CNN 방송에 출연해 “영화를 어떤 식으로든 방영할 계획이고 다양한 선택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며 배급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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