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 대학교수, 왜 맥도날드 알바생이 되었나
시간강사 월 임금 약 88만 원...생활고 힘들어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지방시’라는 제목의 연재물로 대학 시간강사의 열악한 현실을 일상 속에서 조목조목 써내려간 이야기가 화제다.
총 19편으로 연재된 ‘지방시’는 한 지방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인문학을 가르치며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33살 A 씨의 어려운 생활고와 그 와중에 꾸는 꿈, 대학 내 서열, 임용체계 등 온갖 고군분투가 담겼다.
A 씨가 대학 강단에 서며 받는 월급은 88만 원 가량, 시급 5만원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4시간 강의를 하며 받는 임금이다.
또 사흘간은 맥도날드에서 감자박스를 채우는 아르바이트를 해 월 44만 원 가량의 임금을 받는다.
어려움은 적은 임금뿐이 아니다.
강의나 학생 피드백 등에 대한 준비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남는 시간과,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이루어진다. 시간강사의 경우 대학 내 연구실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전임교수가 되기 위해 공공연히 적게는 6000만원에서 많게는 3억 원 까지 대학에 돈을 내야 하는 불합리한 임용체계에서 최종적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심심찮게 문제 제기 돼 왔던 대학비정규직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 등의 제도를 현실 속에서 담담하고 씩씩하게 이야기한 ‘지방시’는 회당 8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네티즌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비단 A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한편, A 씨는 ‘지방시’로 얻은 네티즌들의 큰 관심에 힘입어 지난 15일부터 인터넷 대안매체 ‘슬로우 뉴스’에 지방시 2부를 연재하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