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통보 여친' 가족 앞 살해한 30대...징역 25년

재판부 "딸 살해되는 상황 지켜본 부모의 울분 가늠하기 어렵다"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가족이 있는 집안에서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에게 25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가족이 있는 집안에서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에게 25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범균)는 17일 노모 씨(38)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또 20년간 위치추적 전자발찌를 착용할 것을 명령했다.

노 씨는 2014년 12월 6일 오후 9시 10분께 대구 동구의 여자친구 B 씨 집 거실 창문을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로 깨고 들어가 흉기로 B 씨를 20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노 씨는 범행을 저지하던 B 씨의 부모에게도 흉기와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B 씨의 가족은 평소 노 씨의 협박에 시달리다 집안에 CCTV까지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노 씨는 범행에 앞서 B 씨에게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으로 "염산을 얼굴에 부어버리겠다"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한 혐의도 사고 있다.

노 씨는 B 씨와 인터넷 카페 친목 모임에서 만나 9개월여 동안 교제하다 직업, 재산상태 등을 속였다는 사실이 들통나 헤어지게 되자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와 극심한 고통을 상상하기 어렵고 문밖에서 딸이 살해되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부모의 울분과 원통함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며 "이런 잔인한 범행 뒤에도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에게 접근하지 말 것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30분 사이에는 신고된 주소에만 머루를 것을 명령한 1심 판결은 그대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