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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헌법가치 충실한 균형잡힌 교과서 만들 것"


입력 2015.10.12 16:05 수정 2015.10.12 16:14        하윤아 기자

기자회견 "교과서 잘못된 내용 부분적으로 고쳐서는 근본 해결 안돼"

시민단체 "교육부 방침 지지…좌파 진영은 국론분열 시도 자중해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제 전환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12일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를 현행 검정에서 국정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했다. 이로써 지난 2011년 역사교과서 발행 체제가 검정으로 바뀐 지 6년 만에 국정으로 회귀하게 됐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방안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을 전했다. 이날 회견에는 김재춘 교육부 차관과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도 배석했다.

황 부총리는 “지금의 역사교과서들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와 이념적 편향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내용이 많아 학생들에게 역사 인식에 대한 혼란을 주고, 나아가 국론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며 국정제로의 전환 취지를 밝혔다.

그는 “근대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최단 시기에 달성한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역사와 사회에 대한 균형적 통찰력을 갖추기 이전에 특정이념으로 오도될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가 높았다”며 일부 교과서의 서술 문제를 지적했다.

예컨대 △6·25 전쟁의 책임이 남한에 있는 것처럼 기술하고 있는 점 △북한이 내세우는 주체사상의 선전 문구를 무비판적으로 인용한 점 △한국 광복군보다 김일성이 활동한 동북항일연군에 대한 서술을 더 자세히 다룬 점 등이 특정 이념적 편향성을 담은 서술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황 부총리는 “출판사와 집필진들이 만든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하나하나 고치는 방법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며 “(국정 체제로의 전환은) 정부가 직접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를 바로 잡고 역사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특정인물을 우상화하는 내용이 국정 교과서에 수록될 것’이라는 일각의 문제제기에 대해 “이런 비난이야 말로 역사교육의 이념 편향과 그로 인한 사회 갈등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정부는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고, 헌법가치에 충실한 균형 잡힌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황 부총리는 “국가편찬위원회가 중심이 돼 각 분야의 균형 있고 우수한 역사전문가들로 최고의 집필진을 구성하고, 편찬심의회도 공정성과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각계의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하겠다”며 “사실 오류가 없고 이념 편향성이 배제된 최고 품질의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자기부정의 역사인식서 벗어나 국론 분열 그쳐야" 시민단체 대대적 환영

교육부가 역사·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를 국정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가운데, 일부 시민사회는 이 같은 교육부 발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성명서를 내보내고, 향후 국정화 지지 기자회견도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 유공자 및 교육관련 시민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위한 교육시민단체협의회’(회장 신경식, 이하 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교육부가 오늘 국정화 방침을 결정한 데 대해 우리 협의회 각 단체들은 이를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오늘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을 계기로 자기비하·자기부정의 역사인식에서 벗어나 철저히 사실로서 규명된 객관화된 정사를 서술함으로써 국론 분열을 그치게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협의회 측은 “교육부의 국정화 결정에 대해 불복하고 정치쟁점화 하는 것은 물론, 한국사교과서를 이념투쟁도구로 삼는 좌파진영의 행동과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역사교육학계 인사들의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국론 분열 시도에 대해 자중하고, 사회통합을 위한 올바른 교과서 만들기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이번 교육부 방침에 대해 좌파진영에서 이른바 ‘친일 독재 회귀’라는 문구로 근거 없는 선동행위를 지속할 경우 국가공무원법·교과용도서발행규정 위반 등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이번 사안을 불필요하게 정치쟁점화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을 겨냥해 “지역구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해당 국회의원의 역사교과서 관련 국회 의사 발언기록과 교과서의 이념편향성 서술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홍보를 통해 엄중한 유권자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애국단체총협의회 등 일부 시민사회 단체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사는 나라의 정통성을 가르치는 과목”이라며 “대한민국의 건국과 성공을 부정하면서 북한독재정권을 옹호하는 국사교과서는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올바른 한국사 교과서를 새로 쓰기 위해서는 국정화의 길 밖에 없다”며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지지 기자회견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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