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에 등장한 '김정은 휘장' 짝퉁일까 진품일까
최근부터 이베이에 등장, 6달러 거래…"중국서 상업적 목적 모조품 판매"
최근 국제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초상이 들어간 휘장 세 종류가 올라와 진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겸손한 지도자’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생전 자신의 초상휘장 사용을 지양하고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초상휘장만사용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수년간 북중 접경지대에서 활동했던 운동가들과 탈북자들에 따르면 이베이에 올라온 김정은 초상 휘장은 중국인들이 만든 모조품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이베이에 올라온 초상휘장은 김정일과 김정은이 나란히 박힌 ‘쌍상’과 붉은색 노동당기에 김정은만 박혀있는 ‘당기상’, 인공기에 김정은의 초상이 박힌 휘장 등 세 개다. ‘North Korea Kim jong un Lapel Pin’ 이라는 이름으로 사이트에 올라온 휘장 세 종류 모두 6달러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빨간색으로 '인기상품(Popular)'라는 표시도 돼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데일리안'에 “김정은 휘장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은 아직 들어보지도 못했고 보지도 못했다”면서 “중국에서 누군가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의미하는 ‘최고존엄’이 새겨진 초상휘장을 매매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북한 사람이 초상휘장 판매에 연계돼있을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북중 접경지대에서 활동했던 운동가와 탈북자들에 따르면 김일성, 김정일 초상휘장과 북한 화폐 등 북한과 관련된 모조품 판매는 단둥, 투먼, 장백 등 북중 접경지대를 중심으로 활성화돼 있다.
10년간 북중 접경지대에서 북한인권운동을 벌였던 강신삼 통일아카데미 대표는 본보에 “중국에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김일성, 김정일 등의 휘장을 판매하는 곳이 많다”면서 “북한 사람들이 초상휘장을 매매한다는 것이 적발될 경우 처벌이 엄청나기 때문에 북한에서 넘어온 상품이라고 보긴 힘들고, 중국의 모조품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도 “투먼, 장백 지역 등에 관광객을 대상으로 가판을 벌여놓고 초상휘장, 화폐 등을 파는 중국인들이 많다”면서 “이베이에 올라온 김정은의 휘장은 모두 모조품일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김정은의 초상휘장이 벌써 나왔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중국이) 뭔들 못 만들겠나”라면서 “김정은이 집권한지 얼마나 됐다고, 죽지도 않았는데 초상휘장을 벌써 만들어 보급했겠나. 김정일도 집권 초기에는 자신의 동상을 만들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초상휘장은 최고존엄인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의 초상을 배지형태로 만든 것으로 북한 주민들은 항상 왼쪽 가슴에 이것을 부착하고 다녀야 한다. 최고존엄을 형상화한 것인만큼 북한주민들은 ‘심장에 모셔야 한다’며 초상휘장을 왼쪽가슴에 부착한다.
북한의 초상휘장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함께 형상화한 ‘쌍상’과 노동당기에 김 씨 부자를 박아넣은 ‘당기상’, 원형의 모양으로 제작된 ‘원형상’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여기에 김일성, 김정일이 군복을 입은 모습을 형상화한 휘장, 인민복을 입은 모습이 박혀있는 휘장 등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도 각양각색이다.
이중에서도 김일성과 김정일의 환하게 웃는 모습을 형상화한 ‘태양상’을 같이 박아 넣은 쌍상이 가장 가치 있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제20차 이산가족상봉행사에 참석한 북측 가족들 대부분이 김일성·김정일 태양상을 나란히 박아 넣은 ‘쌍상’을 착용하고 나온 바 있다. 일각에서는 착용한 초상휘장의 종류에 따라 북한 내부에서의 지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