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받다 사라진 평택아동 '과연 어디에?'
아이 실종 상황 진술 번복 … 경찰“다양한 가능성 고려 중”
경기도 평택에서 부모로부터 상습적인 학대를 당하던 7세 아동이 실종돼 경찰이 소재파악에 나섰다.
8일 평택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아이의 아버지 신 씨(38)와 계모 김 씨(3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아들 신 군(7)과 딸(10)을 상습적으로 학대해오다 2월 20일 평택시 포승읍의 한 길가에 신 군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일 “입학하기로 했던 학생이 등교하지 않고 있다”는 학교 측의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친부 신 씨는 부인의 학대행위를 알고도 방임한 혐의로 함께 영장을 받았다.
경찰 조사를 받는 김 씨는 처음에 “지난달 19~24일 사이 남편과 싸운 뒤 화가 나 소주 2병을 마시고 집 밖에 나갔다 왔는데 아이가 없어졌다”고 주장했지만 계속되는 추궁에 “남편과 싸운 후 아이도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와 쫓아오지 못하게 빠르게 걸었다. 아이가 보이지 않았지만 그냥 집으로 왔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은 또 신 군의 누나로부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동생과 나를 자주 때리고 주거지 베란다에 가두고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김 씨도 폭행 등 학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군의 누나는 2015년 4월까지 김 씨와 함께 살다가 이후 친할머니 집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알코올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는 김 씨는 신 군을 유기한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며, 신 군의 살해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신 군이 집에서 멀리 나간 뒤 본 적이 없다는 누나의 진술을 토대로 기동대 100여명을 동원해 신 씨의 주거지 주변과 아동보호시설에 대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악의 경우 신 군이 살해된 뒤 유기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신 씨 부부에 대해 수사를 벌이던 중, 이들이 인근 호텔에 투숙하며 신변을 비관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판단, 객실을 급습해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호텔 객실에서는 소주 4병과 수면제 90알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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