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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몫 상임위원장에 관심 없는 의원들?


입력 2016.06.13 15:38 수정 2016.06.13 16:14        고수정 기자

<현장> 경선 치른 의원총회 냉랭한 분위기

투표 후 결과 발표 전 의원 절반 이상 자리 떠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상임위원장 후보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20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상임위원장들이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재중 안전행정위원장,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 신상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정진석 운영위원장, 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 이철우 정보위원장, 이진복 정무위원장. ⓒ새누리당

“3선 이상 출마한 사람하고 지도부하고 빼고는 내 밖에 없네?”

20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13일 총성 없는 전쟁으로 마무리됐다. 122명의 의원 중 119명이 참석해 97%라는 출석률을 기록했지만, 상임위원장 경선 결과 발표 때에는 경선 후보들과 지도부, 일부 의원들만 남아 있는 등 ‘무관심’한 분위기로 흘렀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20대 국회 개원식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두 개의 상임위원장에 대한 경선을 치렀다. 이종구·이혜훈·조경태 의원이 경쟁한 기획재정위원회, 박순자·유재중·이명수 의원이 후보로 등록한 안전행정위원회다. 같은 상임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의원은 모여 앉아 의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서로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견발표 순서에 따라 이혜훈 의원이 먼저 나섰다. 이 의원은 활기찬 평소의 목소리와는 달리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자신이 기재위원장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 의원은 “기재위원장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새누리당이 재집권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면서 “기재위원장이 되면 우리 의원님들 지역 예산 확실히 챙겨드리겠다”며 웃었다.

다음으로 나선 조경태 의원도 시종일관 조용한 목소리로 정견 발표문을 읽어 내려갔다. 조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임기 완수와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 목표로 상임위를 잘 이끌겠다”면서 “경제에 대한 해법은 3당이 서로 다를 수 있지만 현안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최대한 줄여 협치가 통하는 모범상임위를 만들어 내겠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종구 의원은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고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하기 위해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경제를 살리고 여러분의 지역구 현안과제를 가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20대 전반기 국회에서 기재위원장을 하려는 이유다. 한국경제와 기재위의 미래를 깊게 생각해보고 저를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이어진 안행위원장 후보 정견발표에서는 박순자 의원이 첫 타자로 나섰다. 박 의원은 “안전과 행정에 관한 의원님들의 지역 숙원사업을 귀담아 듣고 해결하는 정기적 시간을 갖겠다”며 “오늘 우리 엿어정치에 대한 배려를 우리 당 여러 존경하는 의원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8개 상임위 중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유재중 의원도 “안행위원장으로 선택 받게 된다면 좋은 경험을 살려서 야당 설득하면서 모범 상임위로 만들겠다”며 “여러모로 산적한 문제가 많은 안행위를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과 같이 한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견발표한 이명수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하는 가장 든든한 위원회가 되도록 하겠다”며 “새로운 IT시대, 새로운 소프트웨어 등 미래 지향적인 것이 안행위의 핵심인 만큼 동료의원들의 좋은 말씀을 담아서 능동적이고 제대로된 안행위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6명의 정견 발표가 끝나기도 전 일부 의원들은 투표석으로 와 대기했다. 한 의원은 “우리 지역 의원들 먼저 시켜달라”며 당직자에게 말하기도 했다. 투표석에서 미리 대기하던 의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정견발표에는 무관심한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정견 발표가 끝나자 재빠르게 투표를 한 후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회의장 밖으로 나섰다.

개표 당시에는 당 지도부, 6명의 후보 등을 비롯해 절반도 되지 않는 의원들만 자리를 지켰다. 조용한 분위기 탓에 조원진 의원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3선 이상 출마한 사람하고 지도부하고 빼고는 내밖에 없네? 아 이학재 의원 있네 이학재… 비대위…”라고 말했다.

개표 결과 조경태 의원이 기재위원장으로, 유재중 의원이 안행위원장으로 결정되자 경쟁 후보였던 한 의원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로써 새누리당 몫의 8개 상임위원장은 △운영위원회 정진석 원내대표 △정무위원회 이진복·김용태(전반기 1년씩), 김성태(후반기) 의원 △국방위원회 김영우(전반기), 김학용(후반기) 의원 △정보위원회 이철우(전반기), 강석호(후반기) 의원 △법제사법위원회 권성동·여상규(전반기 1년씩), 홍일표(후반기) 의원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신상진(전반기), 조원진(후반기) 의원 △기재위 조경태(전반기) 의원 △안행위 유재중(전반기) 의원으로 확정됐다.

13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정무위원장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가 취소한 김성태 의원 보좌관들이 홍보책자를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상임위원장으로 출마하지 않은 김성태 의원이 홍보 책자를 나눠줘 한바탕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당초 김성태 의원은 정무위원장 경선에 출마할 예정이었다. 김태흠 의원은 투표 후 “하여튼 출마도 안 하면서 홍보물 내는 사람은 처음 봤어”라며 웃었고, 이를 들은 김성태 의원은 옆에 있는 김학용 의원을 향해 “김학용 의원 술값 밥값 다 내놓으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또 다른 동료 의원들도 김성태 의원이 지날 때 “홍보 책자는 왜 나눠줬느냐”며 묻기도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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