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따로 있는 국가재난 교육 훈련>재난 대처 교육 강화 방안
전문가 "안전 관련 자원봉사단체, 공동주택 부녀회 등 활용해야"
크고 작은 각종 재난·지해 사고가 일어나면서 안전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정작 재난과 재해, 사고를 접했을 때 우리의 대처 능력을 얼마나될까.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19세 이상 성인들을 대상으로 '재난안전 역량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대응 방법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은 절반을 채 넘기지 못했다. 특히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응답비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들은 군 입대-예비군-민방위 등을 거치면서 형식적으로라도 재난·재해 등에 대한 대처 교육 및 훈련을 받지만 여성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에 데일리안은 재난과 재해에 대한 여성들의 교육 및 훈련 기회가 전무한 실태를 점검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세월호 사고와 같은 대형 재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실시하는 안전교육을 체계화시키고자 '국민안전교육진흥기본법'이 지난 5월 제정됐지만 여성들에 대한 재난·재해 및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국민안전교육진흥기본법이 국가 및 지자체, 해당 기관의 교육 역량 강화를 중점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교육 수요자인 국민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전무하다. 정규 교육과정의 국민들에게 재난·재해 및 안전교육은 의무사항이지만 그 테두리 밖의 국민들, 특히 여성들은 교육이수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가 법 시행일시인 2016년 5월까지 국민들을 안전교육에 어떻게 적극적으로 끌어들일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27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는 대형 12개, 중형 22개, 소형 114개, 특성화 7개 등 총 155개의 안전체험관이 자리 잡고 신청자들에 한해 안전 교육 및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대형체험관 8개, 중형 체험관 2개, 특성화 체험관 4개를 추가로 건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민안전처는 '생애주기별안전교육'을 통해 연령대별로 생활하면서 겪을 수 있는 안전교육을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분야별로 교육시킬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자체와 관련 단체들에 국민들에 대한 안전교육 강화를 담당시켜 국민들의 안전교육 이수를 '간접적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재난·재해시의 행동요령도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재난·재해 및 안전교육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추가적인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재난·안전 전문가들은 안전교육을 받아야 할 수요자인 국민들을 어떻게 유인하고 이들에게 어떻게 알릴지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몇몇 전문가들은 재난·재해 및 안전 활동을 벌이는 자원봉사단체, 혹은 지역 부녀회 등의 사회 단체들을 활용해 재난·재해 및 안전교육, 예방활동을 하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각지에 있는 안전체험관 등을 통해 재해·재난 및 안전교육을 직접 정기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유인요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김동헌 재난안전원장은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여성들에 대한 재난·재해, 안전교육이 부족한데 여성들에 대한 교육은 자원봉사 단체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안전과 관련된 자원봉사단체들이 상당히 많다. 이들을 활성화시켜서 여성들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김 원장은 "공동주택 단지 등에 부녀회를 활용하는 것도 여성들에 대한 교육 효율을 높이는데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공동주택의 부녀회에는 여성들이 많기 때문에 집중호우, 정전, 누전, 강풍 등의 재난이 왔을 때 대처 교육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원장은 국민들을 재난·재해 및 안전교육으로 유인하기 위해 자격증·인증서 등을 발급해 자발적인 교육 이수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안전교육을 1년에 1회 이수하면 1등급, 2년차 때는 2등급 등 이런식으로 정식 자격증을 줘서 활동을 시키거나 인증서를 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현숙 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 교육연구위원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재해, 안전 교육을 강화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홍 연구위원은 "기초적으로 학부형 교육을 이끌어내는 것도 좋다"면서 "교육에 있어서 사람을 모아놓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인데, 학교 특성상 학부모들을 모으기가 쉽다. 때문에 학부모들에게만이라도 꾸준히 관련 교육을 의무화하거나 권고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여성들에 대한 재난대처 교육이 전무한데 자원봉사활동 단체에 저희 같은 전문가들이 교육을 하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여성들도 민방위 같은 교육을 통하면 좋겠지만 현재 이뤄지고 있는 남성들의 민방위 조차도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 연구위원은 재난·재해 및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국민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교육을 떠나 우리 국민들 자체가 재난·재해, 안전 등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먼저 재난과 재해,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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