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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강원도정신' 강조…왜?


입력 2017.01.30 05:22 수정 2017.01.29 19:55        하윤아 기자

김정은 원산군민발전소 현지시찰 이후 연일 '강원도정신' 내세워

통일부 "대북제재 압박에 대한 반증…인민 고혈 짜내려는 의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016년 12월 1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원산군민발전소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김정은 원산군민발전소 현지시찰 이후 연일 '강원도정신' 내세워
통일부 "대북제재 압박에 대한 반증…인민 고혈 짜내려는 의도"


북한이 연일 매체를 동원해 '강원도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경제난 극복을 위한 일종의 선동구호로 자강도 강계정신을 제시했던 북한이 최근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돌파하자고 호소하며 강원도정신을 구호로 내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13일(보도일 기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원산군민발전소 시찰이 관영 매체를 통해 보도된 이후 북한은 줄곧 강원도정신을 강조해오고 있다. 당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자력갱생의 창조물인 원산군민발전소를 현지지도 하시였다"고 보도하면서 '강원도정신'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강원 땅에 능력이 대단히 큰 발전소를 또 하나 건설한 강원도의 일꾼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자강력 제일주의의 위대한 생활력을 실천으로 증명한 불굴의 투사들"이라면서 이들을 '강원도정신의 창조자'라고 치켜세웠다.

이후 한 달 뒤인 지난 13일 노동신문은 정론을 통해 "고난의 행군 시기 자강도 인민들이 만난(어려움)을 이겨내며 강계정신을 창조하였다면 강원 땅의 인민들은 자력자강의 정신으로 문명과 번영의 길을 열어나가는 길에 강원도정신을 창조하였다"며 "진정 시대와 혁명이 요구하는 자력자강의 선구자가 되려거든 강원도정신의 창조자들처럼 죽음도 불사하는 정신력에 세계와 당당히 겨루는 과학기술력을 승리의 보검으로 높이 들라"고 독려했다.

또 24일에는 노동신문 1면에 '강원도정신으로 자력자강의 승전포성을 힘차게 울려나가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강원도정신의 창조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특출한 영도력의 고귀한 결정체', '강원도정신은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라는 투철한 신념을 안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것을 자체의 힘으로 풀어나가는 자력자강의 정신'이라고 선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이 '강원도정신'을 내세우고 있는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여파로 북한이 현재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과거 고난의 행군 시기와 같은 내핍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강원도정신을 강조하는 것은) 대북제재에 대한 압박감의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며 "슬로건(선전구호)의 내용은 자력자강인데, 이런 구호로 (인민의) 고혈을 짜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년사에서부터 자력자강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강원도정신이라는 그럴듯한 구호를 내세워 주민들의 노력동원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겉으로는 애민을 외치면서도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이중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향후 강원도정신을 김정은의 우상화 작업과 연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은이 어린 시절 강원도 원산에서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지역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의 우상화 작업에 강원도정신이 직접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정은 집권 5년간 강원도에서의 공개활동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의 강원도 지역 공개활동 비중은 지난 2012년 3%에서 2016년 13%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특히 김정은은 원산을 관광특구로 만들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지난 9월에는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최초의 에어쇼가 개최되기도 했다. 김정은의 대표적 치적사업인 마식령 스키장도 원산에 위치해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정은이 강원도에 치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중에서도 원산을 체제를 선전하는 도시로 활용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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