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인용] 촛불 시민들 파면 결정에 “새로운 시대가 보였다”
박근혜정부 퇴진행동 “제대로 처벌하고 청산해서 새로운 사회 만들 것”
퇴진행동 “제대로 처벌하고 청산해서 새로운 사회 만들 것”
헌정 사상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된 가운데 종로경찰서 앞에 모인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를 질렀다.
10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전 9시 ‘2차 헌재 앞 긴급행동’을 개시하고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실시간 중계했다. 파면이 결정되자 안국역 사거리부터 종로경찰서 방향으로 앉아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를 지르고 얼싸 안았다.
시민들은 호루라기를 불고 징을 치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 시민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듯 “새로운 시대가 보였다”며 크게 소리 질렀다.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환하게 웃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는 ‘촛불이 승리했다. 같이 꽃길 걸어요’라고 적혀있는 박근혜 탄핵기념 촛불시민 포토존이 설치됐고, 앰프에서는 ‘다시 만난 세계’ ‘We Are The Champions’ 등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회사직원들과 탄핵선고를 함께 보기 위해 헌재 앞으로 나왔다는 이태구 씨는 “11시 10분 전에 도착했다”며 “그동안 국민들이 고생하셨는데 너무 기쁘고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문규 씨는 “사실 조금 긴장했다. 결국 8대0 만장일치 통과됐는데 안심했다”며 “지금까지 이어져 온 박정희 세대 개발독재 이념의 말로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어제 밤새 일한 직원들과 오전에 퇴근하자마자 헌재 앞으로 왔다는 한 시민은 “당연히 100% 탄핵이라고 생각하고 왔다”며 “정말로 기분 좋고 국민들 그동안 고생 참 많으셨다”고 기뻐했다.
퇴진행동은 탄핵 선고 직후 ‘촛불항쟁승리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오늘 우리는, 주권자들의 승리를 선언한다”며 “오늘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를 파면한 것은 시민들의 의지를 수용한 것일 뿐, 박근혜를 물러나게 한 것은 바로 우리들”이라고 자축했다.
이어 “망가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세우려면 박근혜를 구속하고 공범자들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며 “세월호와 백남기농민 죽음의 진실을 규명할 것이며, 역사왜곡을 되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언문을 낭독한 후 퇴진행동 측은 시민 5000여명(주최측 추산)과 함께 박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청와대 방면 행진을 시작했다.
한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쪽에서 집회를 하던 참가자가 퇴진행동 진영 사이에 들어오는 사고도 있었다. 경찰은 탄기국 집회 참가자를 완전히 둘러싸고 퇴진행동 쪽 시민들과 격리했고, 퇴진행동 쪽 시민들은 욕을 하며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고 외치기도 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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