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군사회담 개최 제일 하루 앞으로…북한 응답 올까?

정부 남북회담 제의 나흘째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

"북한 침묵, 긍정적 신호…향후 역제안해 올 가능성도"

대성동마을 인근에 있는 판문점. ⓒ데일리안

정부 남북회담 제의 나흘째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
"북한 침묵 긍정적 신호…향후 역제안해 올 가능성도"

우리 정부가 북측에 제안한 남북군사회담 개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은 여전히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까지 북한이 공식적인 답변을 보내와 21일 군사회담 개최가 성사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20일 "오늘 오전 9시에도 판문점 연락관이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측에서는) 응답이 없었다"며 "여전히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7일 군사분계선 일대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오는 21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하자고 제안하면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북측의 입장을 전달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지난해 2월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 후 이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남북 간 모든 연락채널을 차단한 상태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관영매체 등 언론을 통해 우리 측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아직 반응으로 볼 만한 보도나 성명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정부는 북한이 회담 제의에 호응해올 경우에 대비해 관련한 준비를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모든 준비는 하고 있고, 말 그대로 스탠바이(stand-by)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도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회담에 대비한 실무적인 준비는 지금 현재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북측의 공식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북측의 공식 답변 시한에 대해서는 "오늘 오후까지는 기다려봐야 될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날짜에 임박해 응답해오는 경우가 적지 않아 회담일로 제시한 당일인 21일까지도 북측의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일단 이날 오후까지 북한의 답변을 기다린 뒤 관련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고위급 회담이 타결된 2015년 8월 25일 새벽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당시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북한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통일부

이처럼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침묵하고 있는 것은 우리 정부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북한으로서는 남북관계 회복에 나설 용의도 있고, 특히 군사회담은 지난해 당 대회 이후 우리 측에 제안한 바 있기 때문에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것"이라며 "답이 없다는 것은 거부의 의사가 아니라 정부의 제안을 어떤 조건, 어떤 형식으로 받아들일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특정 시기에 역제안을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 정부에 의해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남북관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회담의 의제 등을 수정해 우리 측에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회담 자체를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북한 나름대로 셈법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재래식 군축뿐만 아니라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을 의제로 제시하거나 회담의 급을 격상시키자고 제안하면서 우리 정부 측에 공을 넘기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와 별개로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달 1일 남북적십자회담을 개최하자고 북측에 제의한 상태다. 정부는 판문점 남북 적십자 연락사무소를 통해 답을 달라고 요청했으며, 현재 북측의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