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 범죄인 인도 요청 거절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인터폴 지명수배 상태인 거라브 제인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이사를 조사하고자 인도까지 찾아갔으나 결국 조사는 불발됐다.
1일 특조위에 따르면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가습기살균제사건 진상규명 조사단 5명은 지난달 24일 제인 전 대표를 조사하고자 인도로 떠났다.
제인 전 대표는 옥시에서 2006∼2009년 마케팅본부장, 2010∼2011년 대표를 역임했다. 그는 마케팅 본부장 시절 가습기살균제 유해성을 알고도 '안전하다'는 허위 표시·광고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다.
2011년에는 서울대 조모 교수 연구팀에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독성 실험을 의뢰하면서 금품을 주고 '가습기살균제와 폐 손상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허위 보고서를 쓰도록 공모한 혐의도 받는다.
제인 전 대표는 가습기살균제가 문제가 되자 한국을 떠났다. 이후 해외 거주를 이유로 국회 국정조사와 검찰의 대면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검찰은 제인 전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지명수배했다.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은 2016년부터 최고 등급인 적색수배 대상에 올렸으나 인도 정부는 제인 전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거절했다. 제인 전 대표는 현재 모국인 인도에 머물며 옥시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아프리카·중동·남아시아를 담당하는 선임 부사장을 맡고 있다.
특조위는 제인 전 대표가 지난 8월 열린 '2019년도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도 불참하자 직접 조사를 추진했고, 최근 제인 전 대표 측이 "인도에서 조사받겠다"고 알려 와 조사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조사단 출국 직전 "만남이 어렵다"고 통보해 왔고, 조사단이 직접 인도를 찾았으나 그를 만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