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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도 서툰 정부 파견인력 임금의 1/3"…서러운 코로나 전담 간호사


입력 2020.12.30 06:00 수정 2020.12.30 00:47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간호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있는 병동으로 가고 있다.ⓒ연합뉴스

정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병원에 파견한 의료 인력이 기존 의료 인력보다 3배가량 많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10일부터 대한간호협회 등을 통해 파견 간호사를 모집하고 있다. 정부가 파견한 간호사는 확진자 치료 업무를 맡거나 선별진료소와 해외 입국자 임시검사시설 등에 배치돼 근무하게 된다.


대한간호협회 모집 공고에 따르면 파견 간호사는 하루 기본수당 20만원이다. 업무에 따라 위험수당과 전문직수당은 따로 받는다. 숙식비 등 명목으로 지급하는 파견수당 9만~11만원을 더하면 일당 41만원이다. 한 달 월급이 900만원에 넘는다.


하지만 전담 병원에서 일하는 기존 간호사의 월급은 파견 간호사 임금에 한참 못 미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한 코로나19 전담병원 의료원 간호사의 월 수령액이 약 257만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과 익명 인터뷰를 진행한 코로나19 전담 병원 간호사 A씨도 정부에서 파견한 간호사들과 임금 격차로 형평성 문제가 불거져 직원 간 '노노(勞勞)갈등'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5월까지 근무한 수당을 추석 전까지 주겠다고 했는데 그 돈이 지금까지도 안 나왔다"라며 "병원마다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천차만별로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고 이런 식으로 돼 노노갈등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서 파견된 간호사가) 중환자실이나 직접 케어를 하시는 것도 아닌데 저희 병원 간호사들보다 임금이 2, 3배가 높다"며 "공공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직종들에게 그만한 보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는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경기도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라고 밝힌 청원인은 "기존 인력들은 파견 인력이 받는 임금의 1/3(야간근무수당 포함)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받고 일한다"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지난달 코로나19 상담 수당이라는 이름으로 3월, 4월, 5월 총 3개월 동안의 코로나19 수당이 정부를 통해 지급됐다. 일당 4만 원가량으로 계산된 금액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파견 간호사가 받는 수당은 일당 30만 원에 따로 지급되는 숙박비와 출장비가 9~11만 원, 합치면 일당이 최소 40만 원 정도다. 월 700~900만 원가량이다"라고 밝혔다.


파견 간호 인력 중에는 간호사로서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혈관주사 경험이 없는 경우, 고위험 약물이 섞인 수액과 일반 수액의 주입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 혈당 검사(BST)를 못하는 경우 등이 있어 기존 간호사의 업무가 오히려 가중된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1년 가까이 코로나 병동에서 근무하며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 놓여진 저희로 하여금 '같은 업무를 하는데 병원에 딸린 소모품으로 취급되어 우리의 희생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인가'라는 생각까지도 하게끔 하여 더욱 지치게 만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청원인은 파견 간호사 선발 기준을 상향하고, 기존 코로나19 대응 인력에도 상응하는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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