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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택배기사된 10살 댕댕이 경태


입력 2021.01.19 13:57 수정 2021.01.19 15:28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경태 근황ⓒ온라인 커뮤니티

동물 학대를 의심받다 뒤늦게 감동적인 사연이 공개된 택배기사가 CJ대한통운 본사로부터 받은 반려견 '경태'의 선물을 공개했다.


18일 네이트판에 '반려견과 함께 하는 택배기사 또 들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택배기사 A씨는 "본사 측에서 경태에게 선물을 보내줬다"며 "혼자 보기에는 너무 귀엽고 재미있어서 경태 모습을 공유해 드리고자 이렇게 들렀다"고 했다.


'명예 택배기사 경태' 문구가 적혔던 강아지용 케이크ⓒ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에는 한쪽 귀퉁이가 부서진 강아지용 케이크와 CJ대한통운 로고가 박힌 택배 근무복을 입고 인형과 잡동사니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 경태의 모습이 담겼다. 강아지용 케이크에는 '명예 택배기사 경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이는 경태가 부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우리 경태 표정에서 아부지가 왜저럴까 하는 듯 하였으나 간식 열심히 흔들어 경태의 억지웃음이 완성됐다. 모든 부모님들 존경한다"라며 "흔한 경태 아부지의 완벽한 주접이었다"라고 글을 끝맺었다.


경태ⓒ온라인 커뮤니티

앞서 한 누리꾼은 택배기사 A씨가 강아지를 학대하고 있다며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그는 "저녁에 항상 택배 물건들 사이에 강아지 혼자 있는데 너무 위험해 보이고 춥고 누가 해코지할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이 누리꾼은 "강아지 진짜 꼬질꼬질하게 벌벌 떨면서 있다. 점심 시간대에 항상 혼자 있고 저녁에 퇴근길에도 보는데 늘 짐칸에 있다"라며 "바쁜 건 이해하지만 택배 물건들이 넘어질 수도 강아지를 누가 데려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경태ⓒ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이 수차례 올린 동물 학대 저격 글에 논란이 커지자 택배기사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서울시 강동구에서 CJ대한통운 택배기사라고 밝히고 반려견 열 살 몰티즈 '경태'를 소개하며 해명 글을 올렸다.


A씨와 경태의 첫만남은 2013년 집 앞 주차장 화단에서다. A씨는 당시 겨우 숨만 붙어있던 경태를 구조했다. 경태는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타격으로 온몸이 골절되고 털도 빠진 상태였고, 돌아다니는 뼛조각 때문에 수술도 몇 차례 했다.


심장사상충 말기 상태로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던 경태는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이를 계기로 반려동물에 큰 애정이 없었던 A씨의 인생도 크게 바뀌었다고 A씨는 밝혔다.


경태 근황ⓒ온라인 커뮤니티

경태는 과거의 기억 때문인지 A씨가 보이지 않으면 24시간이든 48시간이든 아무것도 먹지도 바라는 것 없이 짖고 울기만 한다고 했다. 택배 업무 특성상 육체적 노동과 함께 늘 시간에 쫓기다 보니 경태를 돌볼 시간이 A씨에게는 없었다.


A씨는 고육지책으로 조수석에 둬도 불안해하는 경태를 배송할 때만 짐칸에 두기로 했다. A씨는 "조수석이나 운전석 뒷공간에 편안한 자리를 만들어 줘도 경태에게는 무용지물이라 그냥 저와 경태가 만족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내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물 학대라고 지적한 누리꾼에 대해 "걱정하고 염려하는 부분 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걱정하는 부분을 조금만 지켜봐 달라. 차후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고치겠다"고 했다.


경태 근황ⓒ온라인 커뮤니티

이후 A씨는 지난 9일 "경태와 저의 안위는 마음 놓으셔도 된다"며 "제가 경태를 짐칸에 두고 배송을 하면서 아이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30초에서 1분 내외였는데 저희 사연 때문인지 왔다 갔다 할 때 경태를 지켜주시는 분들이 종종 계셔서 참 감사하면서도 죄송하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택배기사 A씨와 경태의 근황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경태 너무 귀여워 숨이 안 쉬어진다" "경태야 앞으로 사료·육포 길만 걷자, 경태 아버님도 돈길만 걸으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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