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기덕(60) 감독 측이 여성단체의 ‘미투(#MeToo)’ 활동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제기한 억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취하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이 생전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3부에 접수한 한국여성민우회(이하 민우회) 상대 3억원 손해배상 소송은 지난달 25일 취하됐다.
김 감독은 민우회가 MBC 'PD수첩'의 미투 폭로 보도를 지원하고 자신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한 영화제에 취소 요청을 보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2019년 2월 소송을 제기했다.
김 감독은 소장에서 “PD수첩과 민우회의 활동으로 영화 해외 판매와 개봉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시민단체로서 정당한 행동이 아닌 명백한 불법행위로 공개적인 명예훼손을 당하고 있어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민우회는 이에 “원고에 대한 성폭력 문제가 제기됐고, PD수첩 방영을 계기로 피해자도 나왔다”면서 “여배우 폭력 사실에 대해 민우회가 공익적 차원에서 (주최 측에)성명을 보낼 이유가 있었다. (개막작 취소 요청) 성명서는 어떠한 불법 행위도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11일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입원 중 사망했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소송절차를 이어받은 유가족 측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