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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 간 폭행 부추기고 술 먹고 매질 한 30대 교사…고작 '벌금형'


입력 2021.06.11 09:55 수정 2021.06.11 10:04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재판부 "범행 횟수 장기간 잦고 진지한 반성하는지 의문이지만…피해자들과 합의 및 초범 고려"

춘천지방법원 ⓒ연합뉴스

술에 취한 상태로 학생들을 폭행하고 선후배 학생 간 폭행을 부추기며 방관한 고등학교 교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1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 정문식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아동 유기·방임,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32)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강원도 내 한 고교에서 전공 심화 동아리 지도 교사를 맡았던 A씨는 지난해 9월 술에 취한 상태로 1학년인 B(15)군과 C(15)군의 엉덩이를 10회씩 때렸다.


B군 등이 전국 대회를 준비하는 동아리 선배인 2학년생들을 위해 만든 필기 예상 문제지의 문제와 답안을 잘못 작성했다는 게 폭행 이유였다. 2학년인 D(16)군도 그 예상 문제에서 5개를 틀렸다는 이유로 엉덩이를 다섯 차례나 맞았다.


또 D군이 후배인 B군과 C군 등 3명을 실습실에서 때리는 모습을 보고도 말리기는커녕 "군대에서 배웠는데 한번 때리면 마비되는 부분을 안다. 여기를 때려야 더 아프다"고 말했다.


그 밖에 B군 등이 공구 세척과 세팅을 늦게 했다는 이유로 엉덩이를 때렸고, 수학 문제를 풀지 못했거나 작업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정 판사는 "교사임에도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른 데다 범행 횟수가 많고, 범행 기간이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있으며, 피해가 적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10대가 아닌 3대만 때렸다', '혼잣말로 욕설했다'는 등 A씨의 항변에는 "과연 재범을 억제할 정도의 진지한 반성을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정 판사는 "다만 D군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과 1학년 피해자들도 A씨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A씨가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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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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