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민주당 "서민의 주거복지 보다 시장의 사적 이익 우선…임명 몽니 거둬라"
국민의힘 "부동산전문가…모든 역량 동원해 불안한 주택시장 정상화시켜야"
홍준표 "본인 4주택자이면서 3주택자 전 국토부 장관 맹비난?…어이없다"
"오세훈 시장은 LH광풍으로 당선된 서울시장…민심 무겁게 받아들여라"
다주택 논란에 휩싸인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의 자격 논란을 두고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즉각 사퇴를 요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지지 의사를 밝히는 맞불성명을 냈다.
시의회 민주당은 30일 김 후보자에 대해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을 책임져야 할 SH수장으로서 4주택 보유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내 집 마련이 쉽던 시대적 특혜'라고 부동산 투기를 정당화하는 것은 실망을 넘어 분노와 좌절감을 느낀다"며 지명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앞서 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사특위)는 전날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
시의회 민주당은 "김 후보자는 그간 임대차 3법을 비롯한 현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을 폄하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반대하며 서민의 주거복지보다 시장의 사적 이익을 우선시해왔다"며 "돌연 공공 재개발과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주거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모습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SH는 사회적 요구와 기준에 부응하면서 정부와 서울시의 각종 주거 대책에도 급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서민 주거복지를 실현해야 할 막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임명을 강행하는 몽니를 부리는 대신 시민 눈높이에 맞는 자질을 갖춘 새 인물을 하루빨리 추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부동산 전문가' 경력을 내세우며 지지했다. 국민의힘은 입장문을 통해 "김 후보자는 도시계획학 박사로서 20년 이상 도시·주택 분야의 연구에 매진했고 국회의원으로서 정무감각과 실무경험을 두루 쌓은 전문가"라며 "자신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불안한 주택시장을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민들은 정부의 아마추어와 같은 주택정책의 희생자로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최근 LH의 부동산 투기사태로 공공부문 주택공급에 대한 신뢰는 땅바닥까지 추락하고 시민의 배신감과 불신이 고조됐다"고 지적했다.
또 김 후보자가 제시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재산등록 의무화' 등과 관련해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시의적절한 제안"이라며 "책임지고 시행해 시민에게 신뢰받는 공공기관의 모범사례로 정착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서민주택 공급 책임자를 임명하면서 다주택자를 임명하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한 인사권 행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3주택자인 최정호 전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내정됐을 당시 김 후보자가 강하게 비판한 것을 언급하며 "정작 본인(김 후보자)이 4주택자였다면 어이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LH광풍으로 당선된 서울시장"이라며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시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SH 사장은 서울시와 시의회 간 협약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돼 있지만 서울시장은 인사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후보자를 사장에 임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