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통신 내역 남기지 않고 4개월 도피 행각…조력자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공개수배 17일 동안 은신처 주변 활보 'CCTV 포착'
경찰, 휴대전화 2개·현금·타인 명의의 신용카드 등 증거물 압수…인천지검에 넘겨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 씨와 조현수(30) 씨가 공개수배 17일만에 경기도 일산에서 검거되면서 그동안 이들의 도피 과정 등에 대한 수수께끼도 풀릴 전망이다.
특히 수사당국의 공개수배 전환 이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는데도 이들의 행적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자 조력자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카드·통신 내역을 전혀 남기지 않으며 도피 행각을 이어가 궁금증을 배가시키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 인천 연구수의 주거지를 떠난 뒤 4개월간 수사당국의 눈을 피해 다녔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피의자의 얼굴 사진 등을 언론에 제공하는 공개수사로 전환했고 지난 6일에는 검·경 합동 검거팀도 구성했다.
하지만 이 씨와 조 씨는 검거 직전까지도 도심 속 오피스텔을 은신처로 택하고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이들이 검거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 인근은 지하철 3호선 삼송역과 상가 등이 밀집해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었다.
이들은 공개 수배가 내려진 뒤에도 은신처에서 외출해 주변을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삼송역 인근을 거닐다 이면도로에 설치된 CCTV에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휴대전화 2대 발견…123일 도피행각 풀 열쇠
경찰은 이들을 검거한 오피스텔에서 휴대전화 2대를 포함해 도피에 사용한 도구들과 범행을 입증할 증거물들을 압수해 인천지검에 넘겼다.
수사당국은 해당 휴대폰은 본인 명의가 아닌 '대포폰'일 것으로 추청하고 있다. 이외에도 도피 자금으로 사용한 현금이나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 등 증거물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6일 오후 12시 25분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 씨와 조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4일 2차 검찰 조사를 앞두고 도주한 지 123일 만이다.
이들은 지난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 씨의 남편 윤 씨에게 다이빙을 하도록 강요하고, 물에 빠진 윤 씨의 구조 요청을 묵살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해 2월과 5월에도 복어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 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 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