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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성태 구속기소…800만 달러 대북송금 혐의


입력 2023.02.04 00:12 수정 2023.02.04 07:36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외국환거래법, 정치자금법 위반 등 6개 혐의…양선길 쌍방울 현 회장도 함께 기소

北 스마트팜 지원 위해 500만 달러 밀반출…나머지 300만달러, 이재명 방북 추진비

검찰, 이재명·경기도 대신해 달러 전한 것으로 의심…부정 청탁 및 대가성 여부 수사

김성태, '이화영 등 통해 이재명과 3차례 통화했다'…이재명은 의혹 부인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800만 달러를 송금한 혐의를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밀반출한 8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는 대북 사업 추진비용이고, 나머지 300만 달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북한 방문을 위해 북한 측이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공여,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 및 배임,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김 전 회장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횡령 및 배임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양선길 쌍방울 현 회장도 함께 구속기소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12월 대북사업을 추진하면서 북한에 스마트팜 비용 등을 지급하기 위해 총 80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다음 북한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1월에 200만 달러, 4월에 300만 달러, 11∼12월에 300만 달러를 각각 중국으로 몰래 빼돌렸다. 빼돌린 돈은 송명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부실장 등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1월과 4월에 보낸 500만 달러는 '경기도가 약속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억 원을 대신 내달라'는 북한의 요구 때문에 지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11∼12월에 보낸 300만 달러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 추진'을 위해 북한에서 요구한 비용인 것으로 의심 중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경기도와 이 대표를 대신해 북한에 거액을 준 대가로 경기도로부터 향후에 있을 대북 사업에 대한 각종 편의나 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본다. 이에 쌍방울이 북한에 밀반출한 외화에 부정한 청탁이나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김 전 회장은 또 2018년 7월∼2022년 7월 이화영 전 경기평화부지사(구속기소)에게 법인카드 및 차량 제공 등으로 3억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2억6000만원 포함)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2018∼2019년 쌍방울 그룹 계열사인 비비안 등이 전환사채를 3회 발행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그는 또 검찰 수사가 다가온 2021년 10∼11월 쌍방울 임직원들에게 컴퓨터 교체 등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받고 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는 쌍방울 그룹 계열사 자금 43억 원을 횡령 및 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2021년 그룹 임직원 명의로 만든 비상장회사 자금 약 592억 원을 횡령 및 배임한 혐의도 적용됐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이후 8개월 가까이 도피 생활을 이어갔으나 지난달 10일 오후 7시 30분(현지 시각 오후 5시 30분)께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양 회장과 함께 현지 이민청 검거팀에 붙잡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7일 입국 직후엔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이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과 증거 자료를 제시하자 결국 '이 대표와 통화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이화영 전 경기평화부지사 등을 통해 3차례 이 대표와 통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소설 가지고 자꾸 그런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등의 구속수사 기간 20일 내에 구속영장에 포함된 범죄사실을 중심으로 수사해 일부 범죄사실을 기소했다"며 "촉박한 시한으로 기소하지 못한 여러 범죄 사실들은 현재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 등과 함께 도피했다가 검거된 자금관리자, 수행비서의 송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조만간 송환해 관련 범죄 혐의를 충분히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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