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으로 미국 도피중인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 지목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측근 8명에 대한 첫 재판이 16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가운데, 이들은 자신들이 지시만 따랐을 뿐이라며 몸통으로 미국에 도피 중인 유 전 회장의 또 다른 측근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를 지목했다.
이날 오전 인천지법 형사12부(재판장 이재욱)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송국빈 다판다 대표와 김동환 아이원아이홀딩스 이사 등 피고인들은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김 전 대표가 횡령과 배임의 주범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가 운영하고 있는 계열사 임원들인 이들은 컨설팅비, 고문료, 상표권료, 사진값 등의 명목으로 회삿돈 30억~210억원을 유 전 회장 일가에 몰아준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측 변호인은 “계열사에 대한 자문료 지급 등은 미국에 도피 중인 김 전 대표의 지시를 받아 수행했을 뿐이며, 송 대표가 그의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유병언의 지시 아래 김필배 대표가 연결고리 역할을 했고 피고인들은 실행에 옮겼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유병언과 그의 추종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모두 국민참여재판 진행을 거부했다.
한편, 검찰 측은 재판 시작 전 이례적으로 15분간 수사의 정당성을 재판부에 피력했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의 진짜 원인은 사고 전후로 연결된 부조리”라고 지적한 뒤 “도주가 길어질수록 굴레는 더욱 옥죄어진다”며 유병언 일가를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