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빨간 가방 여고생’ 보호령..."절대 신상 털지마!"
위기의 버스 기사 구하며 음주운전 신고케 한 용기에 찬사 쏟아져
음주운전 차량을 막아서다 차에 치인 버스 기사를 위험을 무릅쓰고 도운 이른바 '빨간 가방 여고생'에 대한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보호령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에는 ‘빨간 가방 여고생 비하인드’라는 제목으로 13초가량의 동영상과 글이 올라왔다.
부산 경찰은 “차로를 넘나드는 음주운전 차량을 버스 기사가 제지하려다 위험에 처한 순간 빨간 가방을 멘 여학생이 찻길로 뛰어들었다”며 “여학생이 기사님을 보호함과 동시에 차 번호를 외치며 주변인들에게 신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게재된 영상에는 버스 기사가 음주운전 차량을 가로 막고 섰지만, 흰색 차량은 이 남성을 무시한 채 그대로 도주했고 이때 도로로 뛰어든 여학생이 남성을 보살피는가 하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특히 버스 기사가 차량에 끌려가다 넘어지면서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한 위험한 순간이었다.
흰색 차량 운전자는 600m를 달아나다 이내 경찰에 체포됐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04%로 면허 취소에 해당했다.
영상 속 여학생은 부산 성심보건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고생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들이 여고생의 신상을 확인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그 보다 더 많은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이 여고생의 '신상털기'에 반대의 입장을 보이며 보호에 나선 것이다.
네이트 아이디 ‘hani***’는 “정말 용감한 학생인데 개인정보는 올리지 마요~”라고 했고, 네이트 아이디 ‘jkjz***’는 “신분을 알리면 어쩌자는 겁니까. 그 용감한 여고생이 보복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라고 말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런 분위기는 삽시간에 각종 포털을 비롯한 인터넷 공간으로 확산돼, 신상을 알려는 댓글이나 게시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고, 신상털기를 시도했던 네티즌들도 스스로 신상정보에 대한 게시글을 내리기도 하는 등 여고생 보호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한편 신상 보호 분위기와는 별도로 네티즌들은 김 양의 용기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냈다.
네이트 아이디 ‘조***’는 “어른도 쉽게 못 하는 일을. 대단한 여고생이네요!”라고 했고, 네이트 아이디 ‘ekfr***’는 “진짜 어른도 쉽게 못 하고 오히려 구경만 하는 사회에 학생이 저런 일을 하다니 대단하네요. 저도 본받고 착한 일 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라며 여학생의 용기에 칭찬과 함께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흰색 차량 운전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반응도 보였다.
네이트 아이디 ‘ai70***’는 “음주 운전자. 살인 미수도 추가해주시길. 법대로 철저하게”라며 하마터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이번 일에 대해 쓴소리를 날렸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