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처리 늦다” 경찰서에 인분 묻히고 "기억 안나"
경찰의 사건 처리가 늦다며 40대 남성이 파출소에 인분을 들고와 행패를 부리다 붙잡혔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12일, 폭행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고 파출소에 찾아가 경찰관에게 인분을 묻히려 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정모 씨(4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12일 0시 50분쯤 대구 성서경찰서 성서파출소에서 “대리 운전 기사에게 폭행당했는데 왜 빨리 해결하지 않느냐”며 두루마리 휴지에 묻은 인분을 근무 중인 경찰관의 얼굴 등에 문지르려 했다.
앞서 정 씨는 11일 오후 9시 20분경 자신의 차를 운전하던 대리기사가 목적지를 제대로 찾지 못하자 달서구 용산동 길가에서 다툼을 벌였다. 이후 정 씨는 경찰에 “대리기사에게 얼굴 등을 폭행 당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사건 조사가 빨리 이뤄지지 않는다며 폭행사건을 접수한 성서파출소에서 난동을 부린 것이다. 그는 점퍼 주머니에서 인분을 싼 휴지를 꺼내 책상, 컴퓨터 모니터 등에 문질렀다.
경찰은 현장에서 곧바로 정 씨를 검거했다. 하지만 정 씨는 “휴지에 인분을 묻힌 것까지는 기억나지만, 나머지는 술에 취해 모르겠다”며 결정적 혐의에 대해선 모른척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리기사 휴대전화 번호를 확보한 상태여서 조만간 조사할 계획이었다"며 "정씨에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막무가내로 행패를 부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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