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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A 설현 급 모란봉악단 주력멤버는?


입력 2016.07.16 10:09 수정 2016.07.16 10:09        박진여 기자

모란봉악단, 솔로활동은 김정은의 '부름' 있을 때만

전에 없던 파격노출로 세간의 이목을 끌며 등장한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 최근 첫 해외공연이 될 뻔한 중국 베이징 공연을 돌연 취소하며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창단 3년 만에 해체설에 휘말리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북한 주요 행사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며 명실상부 가장 ‘핫’한 북한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모란봉악단을 ‘데일리안’이 들여다봤다. < 편집자 주 >

모란봉악단은 지난해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해 공훈국가합창단과 청봉악단과의 합동공연을 펼쳤다. ⓒ연합뉴스


걸그룹 ‘AOA’에 설현, ‘트와이스’에 쯔위, ‘미스에이’에 수지가 있다면 북한 걸그룹 ‘모란봉악단’에는 누가 있을까. 하나의 그룹이라도 멤버마다 색색의 개성을 내세우는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의 경우 여러 명의 단원들이 한 가지 색을 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사실상 팀의 얼굴마담격인 주력멤버를 꼽기 어렵다.

모란봉악단은 가장 최근의 공연인 지난해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해 열린 공훈국가합창단과 청봉악단과의 합동공연에서 ‘뵙고 싶었습니다’, ‘어머니 생일’, ‘조선노동당 만세’ 등 여느 때와 같이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곡들로 무대를 꾸몄다.

이때 멤버들은 일제히 같은 색, 같은 모양의 군복 형태 투피스 정장차림에 모두 귀밑 7cm 정도의 단발머리를 하고 찍어낸 듯 똑같은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물론 과거 한복이나 노출이 거의 없는 옷을 입고 무대에 오르던 기존 북한 악단들보다 확실히 세련된 모습이지만 천편일률적인 율동이나 창법은 여전하다.

때문에 평소 모란봉악단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공연을 접하거나 눈을 감고 감상하면 누가 누군지 분간이 어려운 정도다. 과거 형형색색의 미니원피스에 ‘킬힐’을 신고 섹시웨이브를 선보였을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각자 팀 내에서 음역대만 다를 뿐 전담하는 특징적인 역할이 없어 멤버 개개인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실제 공연 영상을 보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개인 파트나 카메라에 잡혀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순간에도 일명 ‘북한창법’으로 알려진 특유의 간드러지는 창법과 절제된 동작으로 자신의 강점이나 특징을 내세우지 않는다.

또한 외모나 가창력, 춤 실력이 뛰어난 주력멤버들을 주로 무대 중앙에 세우는 우리나라 걸그룹 무대 공식과 다르게 북한의 경우 무조건 오른쪽부터 높은 음역대 순으로 무대에 배치한다.

북한에서 문화예술계에 종사했던 한 탈북자는 “여자 가수의 경우 소프라노-메조 소프라노-알토 순으로, 남자 가수의 경우 하이 테너-테너-바리톤-베이스 순으로 객석에서 봤을 때 왼쪽부터 순서대로 선다”며 “가수들 인기별로 무대에 서는 게 아니라 높은 음역대부터 (가수 입장에서) 오른쪽에 서도록 순서가 규정돼있다”고 전했다.

또 그룹 내에서 인기가 많은 멤버는 따로 솔로활동을 할 수 있는 우리나라 걸그룹과 다르게 북한의 경우 한 행사 내의 독창을 맡거나 김 씨 일가에게 따로 불려가 노래를 부르지 않는 한 개인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 과거 북한 문화예술계 종사자는 단원 중 한 명이 악단을 나와 개인활동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가능한 경우는 과거 김정일이 TV를 보다가 술을 마시다가 어떤 악단에 누가 눈에 띄더라 하면 데려와 노래를 시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모란봉악단에서 핵심단원으로 꼽히는 류진아, 라유미, 김유경도 각각 2013년, 2014년, 2015년 김정은으로부터 공훈배우 칭호를 받았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이와 관련 인기가 많은 멤버는 주로 김 씨 일가가 지목한 단원으로, 인민대중들 사이 특정 단원이 인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매체를 자주 접하지 못하고 인터넷이 발달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공론화되기 어렵다는 증언이다.

이 탈북자는 “현재 북한 악단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단원은 김정은이나 김 씨 일가의 안중에 있어 특별히 지목 받은 것”이라며 “그렇게 지목된 단원은 어떤 예술적 기량을 떠나서 심지어 노래를 잘 못 한다고 해도 국가에서 공훈배우나 인민배우 칭호를 준다”고 전했다.

현재 모란봉악단에서 핵심단원으로 꼽히는 류진아, 라유미, 김유경도 각각 2013년, 2014년, 2015년 김정은으로부터 공훈배우 칭호를 받았다. 공훈배우는 영화, 무용, 연극, 곡예 부문에서 특출한 공을 세운 예술가들에게 수여하는 공훈 칭호로 표창장과 훈장 등을 함께 받는다.

이렇게 김정은의 선택을 받은 멤버는 새로운 곡을 편성할 때 개인 파트를 더 많이 할당받는다. 반면 독창곡의 경우 음역대별 실력이 좋은 사람 순서로 무대에 오른다는 증언도 있다.

한편, 모란봉악단은 2012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 하에 창단됐다. 현재 ‘준마처녀’라는 히트곡으로 인기를 얻은 현송월이 단장을 맡고 있고 노래·춤을 맡은 가수 10명, 악기 연주자 14명, 관리자 3~4명이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대에는 주로 핵심단원으로 알려진 7명의 가수와 10명의 연주자가 오른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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