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딸 시신 방치' 목사 부부에 살인죄 적용

경찰 ‘딸의 생명 위험하다는 사실 알고도 범행 저질렀다고 판단’

12일 부천소사경찰서는 중학생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집에 방치한 목사 부부에 살인,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중학생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11개월 가까이 집에 방치한 목사 부부에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

12일 부천소사경찰서는 중학생 딸 C 양을 때려 숨지게 한 목사 아버지 A 씨(47)와 계모 B 씨(40)를 살인죄, 사체유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경찰은 이 부부를 아동학대치사죄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었다.

수사 초기 당시 부부는 “딸이 사망하기 전에도 훈계 차원에서 손바닥 몇 대를 때린 적은 있지만 심하게 때린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 추가 조사결과 이 부부는 2014년 4월 중순경부터 C 양을 상습적으로 체벌하고 식사량까지 줄여 학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C 양의 초등학교 6학년(2014년) 건강기록부에 기록된 키와 몸무게는 각각 142.5cm, 36.8kg으로 이는 같은 나이대 평균에 비하면 키 10cm, 몸무게 7kg가량이 적은 수치다.

부부는 이런 몸 상태의 C양을 나무막대가 부러질 정도로 손바닥과 종아리, 허벅지 등을 50~70대 가량 집중적으로 반복해 때렸으며, C 양이 사망하기 6일전 '교회 헌금을 훔친 것 아니냐'며 3차례 걸쳐 폭행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A 씨 부부가 딸의 생명에 중대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충분히 알고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혐의를 적용했다.

재판에서 살인죄가 인정될 경우 피의자에게는 무기징역 및 사형 등 최대 형량이 선고되지만 치사죄가 적용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형량이 낮아질 수 있다. 지난 1월 ‘부천 초등생 아들 시신훼손·유기 사건’의 피의자 아버지도 사건 초기에는 폭행치사죄로 조사됐지만 검찰로 송치되면서 살인죄가 적용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