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만명 달해, 가정학대·병원의 부실운영 조사필요
최근 아동학대 전수조사 후 초등학생들이 당한 끔찍한 사건들이 연이어 밝혀지면서, 무료로 제공되는 영유아 필수건강검진 7차례 중 한차례도 검진을 받지 않은 아동이 전국에 8만 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영유아 아동학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건강보험법과 시행령,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필수적으로 영유아가 받아야 하는 건강검진의 2013년 실태조사 결과’를 알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공한 이 자료에 따르면 건강검진 대상 영유아 107만4015명 중 8만783명(7.5%)이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
영유아는 생후 4개월부터 71개월까지 7차례 무료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검사는 문진과 신체계측, 발달 평가와 상담, 건강교육, 구강검진으로 이루어지며 대부분 30분 안에 끝난다.
그러나 서울시 내 검진 대상 아동 17만 6640명 중 7차에 이르는 건강검진을 한 번도 받지 않은 아동이 서울에 10명 중 1명 꼴(1만8937명 10.7%)로 나타났다.
미 검진 아동 비율은 부산이 9.3%, 충남 8%, 경기 7.8%, 광주 7.4%로 높은 편에 속했고, 제주(5.2%), 세종(5%), 울산(4.8%)은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5% 이상이 필수건강검진을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5년 기준 1차부터 7차 검진까지 영유아 1인당 검진비용으로 21만8170원의 비용을 부담했다. 2015년 한 해 검진 예산으로는 총 635억3863만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에서 공휴일의 검진 기관이 부족하고,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미 검진 아동이 줄지 않고 있다고 알렸다.
이 의원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검진을 7차까지 한 번도 받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원인을 조사해 부실 운영을 따지고 출장검진도 검토해야 한다”며 “특히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경찰과 협조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정부에서 돈을 받고 하는 건데도 무료검진이라 의사들이 형식적으로 대충할 뿐”이라며 “아무 의미 없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검진은 10분도 안 걸리는데, 의사를 보기 위해 30분이 넘게 기다려야 한다”, “맞벌이 부부는 정말 큰맘 먹지 않으면 검진을 받으러 갈 수도 없다”며 정부가 부실운영을 검토해 줄 것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