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일본채권으로 70대 재력가 등치려던 일당 잡혀

가짜 일본채권 밀반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

액면가 5조원짜리 가짜 일본채권으로 부동산 재력가인 70대 노인을 등치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홍콩에서 밀반입한 가짜 일본채권을 유통하려던 혐의(위조유가증권행사·사기미수)로 송모(59)씨와 유모(73)씨를 구속하고, 김모(5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부동산 재력가 최모(71)씨에게 접근, 50억원을 주면 액면가 5천억엔(한화 5조원 상당)짜리 일본 채권을 담보로 주겠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는 전에도 최씨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

송씨는 최씨가 지난해 7월 공시지가 80억원에 달하는 경기 안성시 소재 임야를 처분하려고 내놓자 가짜 일본채권을 범행에 이용하기로 한다.

송씨는 범행에 지인 유씨 등을 끌어들였고, 유씨는 같은 월남참전 용사이자 사기 등 전과 13범인 이모(70)씨와 손을 잡았다. 이씨는 2013년께 가짜 일본채권 5천억엔권 15장을 홍콩에서 밀반입했다.

송씨 등은 '땅값으로 공시지가를 훨씬 웃도는 120억원을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신임을 얻고서, 일본채권을 줄테니 50억원을 달라고 최씨를 설득했다.

이들은 최씨가 고령인데다 혈액암으로 요양 중이라 사리분별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노려 감언이설로 6개월간 최씨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액면가가 너무 높다는 점에 의심을 품은 최씨의 아들이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서초구 한 호텔 카페에서 최씨에게 가짜 채권을 보여주던 송씨와 유씨, 김씨 등 3명을 현장에서 검거하고 가짜 채권을 압수했다.

채권에는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관인이 찍혀 있고 정교한 현인증서(채권인증서)도 있어 일반인이 쉽게 위조 여부를 가리기 힘들다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