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암매장 계부 "아내가 욕조서 물고문"
시신 3일간 베란다에 방치 후 진천 야산에 암매장…살인사건으로 전환 수사
5년 전 네 살배기 의붓딸을 암매장한 계부로부터 친모인 아내가 욕조에서 딸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20일 딸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사체 유기)로 긴급체포한 계부 안모 씨로부터 이런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안 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애 엄마가 소변을 못 가린다며 딸을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3∼4차례 집어넣었더니 의식을 잃었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숨진 딸의 시신을 청주 청원구 자택 베란다에 3일 간 방치했다가 충북 진천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씨는 딸이 사망한 것을 신고하지 않은 데 대해 "만삭이었던 아내가 경찰에 신고하지 말아 달라고 매달려 그랬다"고 말했다.
최근 스스로 묵숨을 끊은 친모인 한 씨의 유서에도 "죽일 의도는 없었는데 미안하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아동 학대가 아닌 살인 사건으로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력한 용의자인 한 씨가 사망했지만 진실 규명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기로 했다"며 "자살한 한 씨를 부검하고 딸이 숨졌을 당시 상황을 정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수사한 내용만으로는 안 씨에게 아동 학대와 관련해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은 모두 피하고 책임을 전적으로 부인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안 씨는 사건이 발생한 2011년 12월 중순, 오전 8시에 출근했다가 오후 9시에 퇴근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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