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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강사 ‘음주 온라인 강의’...수업내용도 건담 프라모델 조립


입력 2021.05.25 14:06 수정 2021.05.25 14:08        강성은 기자 (winter51@dailian.co.kr)

쓸데없는 콘텐츠 끝까지 들어야 출석 인정돼 비대면 강의 허점

부산대학교의 한 강사가 음주 상태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심지어 수업내용도 자신의 취미인 ‘건담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과정으로 진행해 비판을 받고 있다.


25일 부산대에 따르면 항공우주공학과 시간강사 A씨는 지난 22일 술에 취한 채 강의를 진행했다. 자신이 맡은 4학년 전공필수 수업을 음주 상태에서 1시간 30분가량 진행한 것이다. 영상에서 A씨는 말을 어눌하게 하는 등 취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에브리타임 캡쳐

더욱이 커리큘럼에도 없는 건담 프라모델 조립 영상을 강의 플랫폼에 올렸다. 원래 이 강의에서는 대형 기계 설계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어야 했다. 그러나 A씨는 본인의 취미 생활 영상을 올려놓았다. 이렇게 되면 해당 강의를 끝까지 들어야만 출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강의를 보는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은 “강의계획서와 전혀 무관한 프라모델 조립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부적절한 수업이라고 생각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강사 A씨는 “급한 나머지 음주 강의를 하게 됐다, 너그럽게 봐달라”며 뒤늦게 사과를 하며 음주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수업하려는 내용을 프라모델 제작 공정에 비유하기 위해서 조립 영상을 넣었다고 해명했다.


부산대는 해당 영상을 판독한 뒤 A씨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원칙적으로 단순 주의 조치에서 파면까지 가능하다”며 “조사 내용을 살펴 처분을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계약 2년 차인 A씨는 이번 사건으로 시간강사 재임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사법에 따르면 강사는 기본적으로 1년씩 대학과 계약하며, 최장 3년까지 일할 수 있다. 강사의 재임용은 학생들의 강의평가로 판가름 난다. 이에따라 현재 A씨의 재임용은 불투명하다고 볼 수 있다.

강성은 기자 (winter5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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