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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는 ‘판타지’ 천지인데…유튜브에서 다시 뜨는 ‘사실극’


입력 2021.07.15 08:12 수정 2021.07.15 08:1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지상파 TV, 유튜브 옛드라마 채널 인기

'야인이즈백' 등 2차 창작물도 탄생

ⓒ유튜브

‘전원일기’ ‘야인시대’ 등 사실주의의 극을 바탕으로 한 옛 드라마들의 가치가 유튜브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방영되거나, 방영을 앞두고 있는 드라마들이 대부분 판타지극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현상이다.


업계에선 여전히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판타지 장르가 강세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간 떨어지는 동거’ ‘보이스4’ ‘악마판사’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등이 인기를 끌고 있고, 넷플릭스 ‘킹덤’이나 SBS ‘사랑의 불시착’ 등이 OTT를 통해 꾸준히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것만 봐도 판타지극이 득세한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사실극에 대한 수요가 나타난 건, 유튜브를 통해서다. 유튜브에선 과거 방송됐던 사실극을 재구성한 ‘옛날 드라마’ 채널이 인기다. MBC ‘옛드 : 옛날 드라마 드라맛집’, SBS ‘빽드 - 스브스 옛날 드라마’, KBS ‘옛날티비 : KBS Archive’ 등 각 지상파 방송이 옛날 드라마를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내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채널들을 선보이고 있다.


방송사 입장에서 구작 드라마들을 다시금 꺼낸 건 시대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 몇 해째 이어지고 있는 ‘레트로 열풍’이 옛 드라마까지 이어진 셈이다. 과거 작품들을 본 적 없는 10~20대에겐 신선함을, 장년층에겐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 방송사 입장에선 이미 존재하는 영상물을 재편집하기 때문에 가성비 면에 있어서도 효율적인 선택이다.


심지어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소개된 옛 드라마들이 소비가 이어지면서, 그로인한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지고 당시 출연했던 스타들이 다시 주목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MBC ‘다큐플렉스’는 이런 대중의 수요를 파악하고 과거 드라마를 연이어 소환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다큐플렉스’에서는 ‘전원일기 2021’을 주제로 국내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1980~2002) 배우들이 20년 만에 다시 모였다. ‘전원일기’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는 감동을, 최근 이 작품을 접한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안겼다는 평이다. 세 며느리를 연기했던 고두심·박순천·조하나와 김 회장네 둘째 아들 유인촌이 만나는 장면은 순간 최고 시청률이 7.9%(닐슨코리아)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청춘다큐 다시 스물 - 커피프린스 편’이 방송되며 2007년 여름 인기를 끈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 다시금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공유·윤은혜·이선균·채정안·김동욱·김재욱 등 주연 배우들의 이야기에 시청자들도 몰입했다. 당시 MBC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주말 황금시간대에 재방송을 편성하기도 했다.


‘야인시대’ 역시 꾸준히 유튜브와 케이블을 통해 시청되는 작품 중 하나다. ‘야인시대’는 ‘사딸라’ 김영철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것에 이어 안재모까지 다시금 미디어의 주목을 받게 했다. 안재모는 최근 카카오TV ‘야인 이즈 백’을 통해 과거 김두한 캐릭터와 이미지를 예능 요소로 활용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옛 드라마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다시 인기를 얻고, 2차 창작물까지 탄생하는 배경은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요구 때문이다. 한 지상파 작가는 “다양한 플랫폼이 만들어지면서 드라마의 종류가 다양해졌지만 특정 장르의 콘텐츠들로 쏠림 현상도 있다. 현재 드라마 시장에서 공백으로도 볼 수 있는 사실극이 대중들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작가는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는 옛드라마 콘텐츠들의 경우 레트로한 매력과 동시에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반영해 짧고, 센스 있게 편집해내면서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뿐만 아니라 옛 드라마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명작을 찾아낸다는 심리도 적용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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