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상세 스케치]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학교 폭력의 실태를 대중에 공개하고 이것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고 있다, SBS「긴급출동 SOS 24」는 16일 방송에서 학교폭력에 희생된 중학생의 삶을 그렸다.
긴급출동 SOS 24는 지난해 12월 중학생 아들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어머니의 제보를 받고 출동했다. 온 몸이 시퍼렇게 멍든 어머니 박미숙(54. 가명)씨는 “착하던 아들이 폭력을 휘둘러 이렇게 됐다”며 씁쓸해했다.
상우(15. 가명)는 같은 반 친구들한테 집단구타 당한 경험이 있다. 과거 폭력피해 경험을 어머니에게 화풀이하고 있었던 것.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었다.
아들 상우는 “욱해서 어머니를 때렸습니다. 때린 뒤 풀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안 풀립니다. 계속 버릇이 됩니다.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며 제작진에 도움을 요청했다.
어머니 박미숙 씨는 자신의 깊은 상처보다도 오히려 아들 상우가 걱정이다. “(친구들로부터 구타당했던 시기) 당시 상우는 몸이 다 상처투성이고 새까맣더라고요, (집에 와서 보니) 자기 방인데도 불구하고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겁에 잔뜩 질려있었습니다”
명백한 폭력 후유증이었다. 상우는 학교도 가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어머니 박미숙 씨가 아들을 때린 학생 중 한 명의 집에 찾아가 하소연도 해보지만 통하지 않았다. 가해자로 의심되는 이른바 ‘학교짱’ 강태(15. 가명)와 강태 학생의 아버지는 강력부인할 뿐이다.
학교 측도 폭력 건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학교 측은 폭행 당시 “교장과 담임, 가해자와 피해자 및 당사자 부모들을 모두 불러 대화했다”고 전했다. 그 자리에서 피해 당사자인 상우가 “안 맞았다”고 진술, 사건이 일단락 됐던 것.
가정폭력상담전문가는 “학교 측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자리에 모이게 해놓고서 진술한 점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가 하루 속히 폭력후유증에서 벗어나려면 “가해 학생의 정중한 사과가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상우도 가해자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스스로 해야 될 말을 하지 못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어머니 박미숙 씨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또 다른 가해자인 한대성(가명)이 폭력사실을 털어놓게 된다. 한대성은 상우 폭력 사건 당시에도 잘못을 시인한 바 있다.
한대성은 상우의 집을 찾아가 진심으로 사죄했다. 상우는 옛 친구였던 한대성의 사과를 받아 드리고 몇 개월 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한상우는 정신과 치료를 무료로 받을 예정이고 24시간 경호원이 뒤따르게 된다. 지역 경찰도 1:1 서포터로 지원할 예정이다. 박미숙 씨도 아들로부터 당한 폭력에 대한 상담치료와 우울증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학교는 동급생 간에도 보이지 않는 서열이 작용하는 곳. 위계질서를 앞세워 상하 수직적인 폭력이 난무한다. 한 반에 ‘짱’이라는 힘 쌘 아이가 있다면 짱에게 줄서서 의지하는 아이들도 생기기 마련이다. 자기 멋에 취한 무리들은 힘이 약하고 소심한 급우들을 주 타깃으로 삼아 폭력을 휘두른다.
철없는 10대 청소년들은 자신의 폭력행위가 급우의 삶을 망가뜨린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폭력을 당한 자는 폭력 답습으로 이어져 자신보다 약한 상대에게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학생들 스스로 폭력근절에 앞장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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