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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내가예' 지수 "키스신보다 강렬했던 사랑한단 고백"


입력 2020.10.28 00:00 수정 2020.10.27 16:3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키이스트 ⓒ키이스트

배우 지수가 최근 종영한 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극 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몸과 마음을 던지는 서환으로 분해 형의 여자를 사랑하게 된 설정이 자칫 '막장'으로 비춰질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도록 노력했던 3개월이었다. 서환을 연기하며 휘몰아치는 감정과, 그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상황에 몰입해 부담도 많았던 터라 서환을 떠내보내며 후련한 마음이 크다.


지수는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를 오경훈 PD와 조현경 작가의 대본이라고 꼽았다. '불새' '트리플' 등 서정적인 멜로 드라마를 연출했던 오경훈 PD와의 작업이 자신에게 큰 경험과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경훈 PD님은 리허설을 꼼꼼하게 하시는 편입니다. 열 번이고 리허설을 하다가 촬영 들어가면 또 처음인 것처럼 연기해야 해서 긴장하고 임했어요. 감독님이 동작, 발걸음, 시선 하나까지 디렉팅을 주세요. 예를 들어 여기서는 안단테야, 포르티시모야 등 연주회를 하시듯 속도까지 잡아주셨어요. 자세한 디테일을 PD님과 잡아가며 많은 공부가 됐습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세밀한 감정을 요구하는 연기와 문어체 대사가 다른 드라마들과 다른 깊이를 줬다. 문어체 연기를 처음 도전한 지수는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다음에는 조금 더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보통 우리가 쓰는 말로 해도 어려운게 연기인데 문어체로 말하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이제 한 번 겪어봤으니 다음 작품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현경 작가님 대본은 서정적인 감정들이 많고, 공감되는 대사가 많아서 처음 대본 4회까지 받고 출연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요즘에는 이렇게 감정이 교류하는 장면들이 많지 않았잖아요. 환이가 '예지'를 향해 '난 왜 안돼요'라고 말하는 대사는 일상에서도 제가 경험한 일들과도 연결돼 있어 더욱 이해가 됐죠."


서환의 감정 상태는 고등학생 시절과 형이 행방불명 된 후 힘들어하는 예지를 곁에서 바라보는 상황이 극적으로 대비된다. 고등학생 서환은 예지를 먼저 좋아했지만, 미성년자란 신분으로 고백을 하지 못하고 형 서진(하석진 분)과의 사랑을 빌어줬다면, 성인이 된 서환은 형이 사라지고 불행해하는 예지를 바라보며 불같은 본능과 물같은 이성을 다스려야했다.


"시각적인 것 보다는 고등학생 때는 순수함, 성인이 된 후에는 확고하고 단단해진 환이의 마음가짐을 신경쓰려 했어요. 후반부에는 이성적인 상태를 유지하려 했지만 수면 아래에는 사람을 사랑하는 본능을 억누르고 있었어요. 형과 잘 살았다면 환이도 사실을 받아들였을 것 같은데, 두 사람이 불행하다보니 감정을 찍어내리다가도 올라오는거죠. 예지 대사 중에 '너 왜 이랬다 저랬다 해'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딱 그게 제 심정이었어요."


지수가 서환을 연기하면서 가장 크게 감정이 동요되고 공감했던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예지가 서환을 자꾸만 밀어낼 때였다.


"환이가 예지를 못 놓는 이유 중 하나가 못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오랫동안 바라왔는데 이뤄지지 못하는 걸 아니까요. 대본으로 봤을 때는 너무 어려웠어요. 걱정하는 마음, 행복을 바라는 진심까지 잘라내야 하나, 그냥 곁에서 지켜볼 수는 있지 않나 싶은데, 예지는 그것마저 거부하니까요. 실제 연기했을 때 수향 누나의 눈을 봤는데 밀어냄과 동시에 묘하게 끌어당기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 그래서 대사가 더 설득력 있었고 몰입해서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거부하고 밀어내니 더 끌리더라고요."


ⓒ키이스트 ⓒ키이스트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시작부터 끝까지 지수와 임수향의 사랑의 감정을 교류하는 신만 있을 뿐 키스신이나 애정신은 없었다. 지수는 아쉽다고 웃어보이면서도 사랑해란 말이 그 어떤 스킵십보다 강렬했다고 고백했다.


"환이는 정말 원했을지도 모르지만 예지의 마지막 사랑해란 고백이 어느 정도 감정의 해소가 됐다고 생각해요. 마음을 서로 주고 받았다는 걸 확인한거잖아요. 저는 예지가 사랑해준다고 결국 말해줘서 너무 고맙더라고요."


극 중 서환과 예지는 물리적인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감정을 마음이 같았다는 점을 확인하며 금기된 로맨스를 완성시켰다. 형수와 시동생의 사랑으로 보여져 '막장'이란 타이틀이 주는 우려에 대해 물었다.


"PD님과 작가님만 믿고 갔어요. 저는 단순히 환이로만 참여했고요. 더 세게 가서 막장으로 보여질 수도 있고 제가 더 강렬한 캐릭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제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었어요. 전 주어진 대본에 충실하게 연기만 하면 됐어요."


지수가 암 환자로 분한 카카오TV 웹드라마 '아만자' 김동하 감독은 지수를 두고 '청춘의 얼굴'이라고 표현했다. 드라마 '앵그리맘'을 데뷔해 '발칙하게 고고' '달의 연인-보보경심' '판타스틱'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영화 '글로리데이'에 출연한 지수는 거칠면서도 불안한 청춘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풀어냈다.


"청춘이란 키워드를 굉장히 좋아해요. 단어 자체와 뜻도 예쁘고요. 연령에 국한되지 않는 마음이라고도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청춘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저에게 더 거칠고 성숙한 연기가 잘어울릴 것 같다고 말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데, 서른 살 넘어서 정말 제가 그 연기를 잘 소화할 수 있을 때 찍고 싶어요. 아직은 제가 보기에도 어린 티가 나더라고요."


지수는 '달이 뜨는 강'을 차기작으로 결정했다. 태왕을 꿈꾸며 온달의 마음을 이용한 평강과 바보스럽게 희생만 했던 온달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수는 온달 역을 연기해 김소현과 호흡한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연기로 "사랑이 이뤄지는 역"이라고 말했던 지수의 바람이 금방 이루어졌다.


"그 동안 다 아픈 사랑만 했어요. 이제는 작품 안에서도 행복해지고 싶어요.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인사 드릴 수 있게 돼 기분이 좋아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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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위 2020.11.02  02:01
    끝내 키스를 안하다니.. 난 정말 기차역에선 할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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