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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공백 노리는 삼성, 5G 넘어 6G 장비 시장 정조준(종합)


입력 2021.06.23 00:05 수정 2021.06.23 09:47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장비로 ‘3강 체제’ 깨고 순위 변동 노려

2009년 5G 준비, 2019년 세계 최초 상용화…6G도 준비 착착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이 2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삼성 네트워크 : 통신을 재정의하다’ 행사에서 신규 5G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시장 점유율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삼성전자가 22일 네트워크사업부 첫 단독 행사를 열고 전 세계에 신규 5G 네트워크 솔루션을 대거 공개한 것은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점유율이 낮은 장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진화한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를 확대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미국 FCC, 중국 장비 승인 금지…삼성 반사이익 기회

올해는 5G 장비 시장 선점에 있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에 매우 중요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롱텀에볼루션(LTE)에서 5G로의 네트워크 대전환이 이뤄져 수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장비 시장 1위 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고전하고 있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화웨이와 ZTE 등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으로 판단되는 중국 업체 장비에 대한 승인을 금지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전의 승인에 대한 철회까지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법원도 미국 통신당국의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화웨이의 사업 존속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그려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화웨이의 텃밭이던 유럽에서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에 이어 올해 일본과 유럽의 1위 사업자인 NTT도코모, 보다폰 등과 잇따라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 결과로 5G 장비 시장에서 이미 4G 사업 계약 건수보다 더 많은 사업 계약을 수주하는 성과를 이뤘다. 전 세계적으로는 400만대 이상의 5G 기지국을 공급하며 수량과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에릭슨·노키아 ‘3강 체제’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시장조사 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5G 통신장비 점유율은 화웨이가 31.4%로 가장 높고 이어 에릭슨 28.9%, 노키아 18.5%, ZTE 10.9%, 삼성전자 7.1% 순이다.


삼성전자 ‘다중입출력 기지국(Massive MIMO Radio)’ 장비. 삼성전자 유튜브 캡처
차세대 핵심칩 3종으로 기술 우위 과시…내년 출시 기지국 탑재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현재 전 세계 68개국 162개 사업자가 5G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3억명의 사람들이 5G를 통해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은 이처럼 빠른 5G 성장에 힘입어 전례 없이 확장되고 있고 전 세계 주요 사업자와 긴밀한 파트너로서 5G 진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중에서도 특히 칩과 소프트웨어의 경쟁 우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기지국용 차세대 핵심칩 ▲차세대 고성능 기지국 라인업 ▲원 안테나 라디오(One Antenna Radio) 솔루션 ▲5G 가상화 기지국(vRAN) 솔루션 ▲프라이빗 네트워크(Private Network) 솔루션 등을 소개하며 혁신적인 기술로 개인의 일상과 각종 산업 현장에서 네트워크의 역할을 확대하고 재정의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날 공개된 기지국용 차세대 핵심칩은 ▲2세대 5G 모뎀칩(5G Modem SoC) ▲3세대 밀리미터웨이브 무선통신 칩(mmWave RFIC) ▲무선통신용 디지털-아날로그 변환 통합 칩(DFE-RFIC Integrated Chip) 등 3종이다.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면서도 기지국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공통된 특징이다.


핵심칩 3종은 내년에 출시되는 차세대 고성능 기지국 라인업에 탑재될 예정이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는 20년 넘게 자체 모뎀 칩을 만들어 왔고 이러한 전통을 이어 가면서 2019년부터 사내 시스템온칩(SoC)으로 5G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1세대 5G SoC 수는 이제 20만개를 넘어섰고 완전히 새로운 5G 모뎀을 탑재한 차세대 제품도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이 2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삼성 네트워크 : 통신을 재정의하다’ 행사에서 신규 5G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6G로 이어지는 5G 장비 선점 효과…THz 대역 시연 성공

삼성전자는 5G를 넘어 차세대 네트워크인 6G 시장에도 대비하고 있다. 4G가 보급되기도 전인 지난 2009년 선제적으로 연구를 시작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것처럼 전 세계 6G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6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5G 장비 선점이 선행돼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5G 전환 초기에 기존 LTE 기지국과 연동하는 비단독모드(NSA) 방식으로 도입된 사례를 미뤄봤을 때, 6G 역시 초기에 5G 기지국과 연동하는 형태로 도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존 장비와 동일한 제조사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5G를 선점한 제조사가 6G 장비까지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 주립대(UCSB)와 6G 테라헤르츠(THz) 대역에서 통신 시스템 시연에 성공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THz 대역은 100기가헤르츠(GHz)~10THz 사이의 주파수 대역을 의미한다. 5G 대비 최대 50배 빠른 속도를 목표로 하는 6G 통신의 후보 주파수 대역으로 꼽히고 있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는 20년 이상의 자체 칩 설계 경험과 독보적인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5G 시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선도 업체와의 파트너십과 차별화된 솔루션을 통해 모든 사물과 사람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초연결 시대로의 진입 가속화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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