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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희비 교차한 시즌제 드라마, 엇갈린 성적표 받은 이유


입력 2021.08.10 15:29 수정 2021.08.10 15:3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펜트하우스’ 시리즈 거듭할수록 혹평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접어들며 다소 아쉬운 반응

시즌제 드라마가 방송가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SBS ‘펜트하우스3’부터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까지. 총 4편의 시즌제 드라마가 최근 시청자들을 만났다.


과거에는 해외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시즌제가 이제는 국내에서도 흔한 제작 방식이 됐다. 시즌제가 정착되자 새로운 시도들도 나오고 있다. 주로 장르물에만 한정된 면이 있었다면, 지금은 막장 드라마와 의학 드라마 등 새로운 장르에서도 시즌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SBS, tvN


다만 최근 새롭게 시도된 시즌제 드라마들의 결과물은 좋지 못했다. 처음에는 반응이 좋았던 드라마들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즌제 제작의 어려움을 느끼게 한 것이다.


시즌제의 한계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다. 막장 드라마계의 대표 작가 김순옥이 집필한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헤라팰리스라는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어지는 부동산과 교육 전쟁을 다루며 시즌1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었다.


상류층 사회를 배경으로 한 만큼, 휘황찬란한 배경이 이목을 끌었다. 그 안에서 인물들이 치열하게 다투고 갈등하는 과정도 흥미진진하게 담겼다. 시즌1은 최종회 시청률 평균 28.8%, 순간 최고 31.1%을 기록했으며, 시즌2도 이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첫회 만에 평균 19.1%, 순간 최고 시청률 20.9%를 돌파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문제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드라마가 가진 단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인물들이 저지르는 악행이 자극적이고, 거침없는 전개로 개연성을 무시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쉴 틈 없이 빠른 전개로 그 한계를 가려왔다. 그러나 시즌 사이 공백기가 생기면서 드러나지 않았던 개연성 부족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으며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던 각종 반전도 점차 효과가 낮아졌다. 이에 막장 드라마는 시즌제와 안 어울리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까지 생겨났다.


장수 시즌제 드라마인 tvN ‘보이스4’도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았다. 3~4%를 오가는 무난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드라마의 중심인 강권주(이하나 분)의 캐릭터에 대한 아쉬운 반응들이 이어진 것이다.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소리 추격’ 스릴러인 ‘보이스’ 시리즈는 초청력을 이용한 추리로 피해자를 구해내는 강권주(이하나 분)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 ‘보이스4’가 방송 전부터 강조하던 ‘업그레이드된 빌런’ 동방민(이규형 분)의 존재감이 너무 강해 강권주와 데릭 조(송승헌 분)의 활약이 묻혀버렸다. 드라마 내에 등장하는 범죄 사건들도 자극적으로 그려져 ‘보이스4’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두 작품 모두 시즌에 걸맞게 내용을 확장하지는 못한 채, 더 자극적이고, 강렬한 전개를 추구하다 완성도를 떨어뜨린 셈이다. 시즌제는 이미 시청층이 형성이 돼 있어 새로운 시즌을 시작해도 여느 새 드라마에 비해 주목도가 높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대신 그만큼 드라마를 잘 알고 있는 시청자들이 많아 조금만 허술해도 지적을 받기가 더욱 쉽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즌제를 예고했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 또한 이 한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작품이 전개돼 앞선 작품들보다는 이야기 확장에 대한 부담감이 적었으나,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다 보니 일부 지루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99즈 멤버들의 케미는 여전하지만 그들의 티키타카가 주는 웃음의 타율은 낮아졌고,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결국에는 따뜻하게 봉합되는 교훈적인 전개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졌다.


반면 시즌2에서 더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주며 반전을 쓴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는 계획된 ‘큰 그림’으로 시즌제를 영리하고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1에서는 인물들 간의 심리를 짜임새 있게 그리는데 집중했다면, 시즌2부터는 이를 바탕으로 인물들이 폭주하는 모습을 담으며 흥미를 자아냈다.


‘펜트하우스’ 시리즈가 개연성 부족으로 후반부 동력을 잃었다면, ‘결혼작사 이혼작곡2’는 초반부터 세계관을 탄탄하게 구축하며 후반부 폭풍 전개를 납득하게 한 것이다. 첫회 4.9%로 시작한 ‘결혼작사 이혼작곡2’는 상승 곡선을 그리며 최종회에서는 16.6%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비록 최종회에서 기존의 전개를 뒤집는 충격적인 엔딩으로 보는 이들을 경악케 했지만, 시즌2에서 보여준 저력만큼은 부인할 수 없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시즌제는 새로운 드라마가 주는 위험성보다는 기존에 마니아층이 확보된 조금 안정적인 방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기존의 시청층에 그 이슈를 통해 새로운 시청층이 다가오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시즌제 장점을 언급했다.


이어 “다만 기존에 사랑받았던 캐릭터들과 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중심을 제대로 잡고 있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더라도 기존의 캐릭터들과 잘 어우러져야 한다. 뜬금없이 등장해서 이야기의 중심을 망친다면 시즌제는 그냥 ‘이야기 늘리기’ 밖에 되지 않는다. 진부하게 이야기를 늘리거나 자극적인 것만 붙들고 있으면 시즌제의 안 좋은 점만 보여주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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