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 '블레스 언리쉬드 PC', 넵튠 '이터널리턴' 등 스팀서 입소문
모바일 게임 유저에겐 생소하지만 세계 최대 PC 플랫폼…크래프톤 '배그' 스팀서 흥행 선례
레드오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떠나 글로벌 진출·플랫폼 다각화 노려
국내 게임업계가 다시 PC온라인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통해 글로벌에서 흥행하는 국내 게임이 늘어나면서, 중견게임사 중심으로 잇따라 스팀을 통해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포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팀'을 교두보로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과 플랫폼·장르 다각화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스 언리쉬드 PC’는 지난 7일 PC게임 플랫폼 스팀에 출시된 뒤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돌파했다. 또 동시접속자 7만명을 넘어서며 스팀 동시접속자 수 최고 8위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게임 가운데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 코그 '그랜드체이스' 이후 많은 최고 동시접속자 규모다.
블레스 언리쉬드는 네오위즈가 콘솔로 먼저 선보였던 원작을 PC로 계승해 오랜만에 선보인 PC MMORPG 대작이다. 언리얼엔진4로 개발돼 오픈 월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보스 및 몬스터들과의 전략적인 전투, 던전, 다양한 이용자들간 전투(PvP)가 특징으로 꼽힌다.
네오위즈는 ‘스팀’을 통해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인디게임 ‘스컬’을 스팀에 출시해 판매량 30만장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이처럼 스팀 출시를 노리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용이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흥행에 성공할 경우 전세계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어서다. 또 경쟁이 치열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과 달리 마케팅 비용을 대거 투입하지 않아도 되고, 게임성만으로 세계서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팀은 PC게임을 온라인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세계 최대 PC게임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전 세계 누적 가입자 10억명을 보유했고, 지난 20일 기준 동시접속자 1600만명대를 기록하는 등 가장 많은 전 세계 유저를 확보하고 있어, 해외 진출의 필수 교두보로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PC게임의 가입형 서비스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은 스팀이 37%로 1위였다.
실제로 앞서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가 지난 2017년 스팀 동시접속자 수 300만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선례가 만들어진 뒤 게임사들이 잇따라 스팀을 겨냥해 PC 게임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또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이 개발한 배틀로얄과 모바(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 장르를 결합 ‘이터널리턴’을 스팀에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한 뒤 동시접속자 최고 5만명을 돌파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터널리턴이 제2의 배틀그라운드로 불리는 등 입소문을 타고 흥행하면서 넵튠은 개발사 님블뉴런에 100억원을 추가 투자했고, 카카오게임즈는 넵튠에 1900억원을 투자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이어 올해 3월 카카오게임즈는 이터널리턴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뒤 현재 '다음 게임'에 서비스 중이다.
현재 이터널 리턴은 얼리 액세스 단계임에도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지난 19일 기준) 1만3000명을 기록하며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서비스 되고 있다. 향후 이터널리턴 캐릭터 수가 50개 이상으로 늘어나고 완성도를 높여 정식 출시되면 추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는 26일에는 위메이드가 MMORPG '미르4' PC버전을 '스팀'과 공식 게임 런처를 통해 글로벌 출시한다. 블록체인 기술인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유틸리티 코인을 적용해 차별화를 더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팀은 해외 유저층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이고 게임들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매출 순위 등으로 노출이 되기 때문에 해외 유저에게 게임을 알리기가 용이하다"며 "수수료 비용은 높은편이지만 이같은 접근성 때문에 게임사 전략에 따라 많이 선택을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스팀 출시는 인디개발사나 중견게임사 위주로 이뤄지고 있고,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3N은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대형 게임사들은 아직까지 확률형 아이템으로 과금을 유도하는 수익모델(BM) 위주의 모바일 MMORPG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팀은 국내에서 메이저 게임사와 경쟁에 한계를 느끼는 중소개발사들이 다수 선택했던 플랫폼"이라며 "국내와 달리 기하급수적인 마케팅 비용 투입이 필요 없고, 게임 장르가 편중되지 않아 기획력·창의력 등 게임성을 토대로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글로벌 흥행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