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D램 이어 낸드서도 2위로 부상...메모리 경쟁력 강화

中 마지막으로 주요 8개국 인텔 낸드 M&A 심사 승인 완료

D램 의존도 줄여 실적 안정성 확보...삼성전자와 경쟁 토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M16 전경.ⓒ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중국을 마지막으로 주요 8개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합병(M&A) 승인을 받았다.

사실상 인수를 위한 실무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했던 낸드에서도 위상을 제고하면서 메모리반도체 경쟁력이 균형감있게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2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 인수로 D램에 이어 낸드에서도 글로벌 2위 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인 22일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 역할을 하는 중국의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으로부터 인텔 낸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의 기업결합 신청에 대해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의 승인을 마지막으로 SK하이닉스는 미국·한국·타이완·영국·유럽연합(EU)·브라질·싱가포르 등 인수에 필요한 주요 8개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모두 확보했다. 지난해 10월 9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체결한 SK하이닉스는 인수에 필수적인 8개국에 반독점 심사를 신청했고 이는 1년 이상 지속돼 왔다.

주요국들의 승인 완료로 인수에 마지막 걸림돌이 사라진 것으로 이제 실무적인 절차만 진행하면 인수는 최종 마무리된다다.

우선 1차로 70억달러(약 8조3000억원)를 인텔에 지급해 인텔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이전해 올 계획이다. 이후 오는 2025년 3월에 나머지 20억달러를 인텔 측에 지급하고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특허(IP), 연구개발(R&D) 인력 등 잔여 자산을 넘겨받는 순차적 방식으로 인수가 이뤄지게 된다.

사실상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SK하이닉스는 그동안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낸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메모리반도체 내에서 존재했던 불균형을 해소하는 동시에 보다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 중 D램의 비중은 약 70%로 절대적이어서 D램의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구조였다. 이번 인수로 20%대인 낸드플래시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D램 의존도를 상당히 낮추면서 실적 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내년 SK하이닉스 매출이 현재 컨센서스(시장전망치 평균)보다 5조3000억원 높은 53조3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부터 인텔 낸드사업부 실적이 반영되면서 낸드 매출 증가분으로 인해 전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텔 낸드 사업부 매출은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5조1000억원, 6조3000억원으로 인수 대상이 아닌 옵테인 사업을 제외하면 약 5조~6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SK하이닉스

또 D램에 이어 낸드에서도 글로벌 2위 업체로 부상하면서 시장에서의 위상도 한층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매출액 기준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13.5%로 인텔(5.9%)의 점유율을 합치면 현재 2위인 일본 키옥시아(19.3%)와 대등한 위치에 설수 있게 된다. 1위 삼성전자(34.5%)와의 격차도 줄이면서 본격적인 추격에 나설수 있을 전망이다.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3분기 기준 27.2%의 점유율로 삼성전자(44%)에 이어 확고부동한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상황에서 낸드까지 경쟁력이 강화면서 메모리반도체에서 삼성과의 양강 구도를 굳힐 수 있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 인수로 삼성과 본격적인 경쟁을 해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며 “D램에 이어 낸드에서도 1·2위를 모두 국내 기업들이 차지하면서 국가 산업 경쟁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