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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재정준칙의 꿈, ‘점점 더 멀어져간다’


입력 2022.01.06 16:03 수정 2022.01.06 16:03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올해 국가채무 1064조4000억원

홍남기 “재정관리 노력 강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년 기획재정부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재정준칙(국가재정법)이 결국 1년 넘게 방치되면서 2022년 새해를 맞게 됐다. 대통령 선거도 두 달 앞으로 다가와 선심성 정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법적 안전장치가 없는 나라살림을 이끌고 있는 기재부 한숨이 커져가는 모양새다.


6일 기재부 및 정치권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달 국가재정법 일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2025년부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 통합재정수지비율을 적자 3% 이내로 관리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재정 건전화 대책을 의무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이른바 한국형 재정준칙으로 불린다.


지난해 재정준칙이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논의된 적은 단 한 차례뿐이었다. 이마저도 향후 공청회 등을 거쳐 논의를 지속하기로 하면서 기재부의 ‘재정준칙의 꿈’은 다시 멀어졌다.


올해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국가채무는 1064조4000억원으로 첫 국가채무 1000조원 시대를 맞게 된다. 마찬가지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지난해 본예산 기준 47.3%에서 50.0%까지 상승한다.


여기에 새해벽두부터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압박도 상당하다. 지난 4일 이재명 대선후보는 경기 광명시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추경 편성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추경)규모는 25조원 내지 30조원 정도가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구체적 숫자까지 밝혔다.


또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신년 추경이 (편성)되도록 하겠다. 제때를 놓치면 의미도 역할도 퇴색한다”며 “부분이 아닌 전부, 사후가 아닌 사전, 금융보다는 재정 지원이라는 3가지 원칙에 따라 신년 추경 편성에 속도를 내겠다”라고 강조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난지원금·상생국민지원금 등 추경을 6회 편성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 지난해 기재부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고, 그때마다 정치권과 충돌했다. 결국 정치권의 요청은 대부분 관철됐고 추경때마다 적자국채 발행으로 국가부채가 빠르게 늘어났다.


한편 지난해 11월 홍 부총리는 국제신용평가사들과 면담 자리에서 “재정준칙이 입법되도록 노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정관리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문 정부 임기동안 재정준칙을 마련하기에는 버거운 흐름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복지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재정준칙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속적인 인구감소로 세금을 낼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 복지 수혜 대상은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박형수 K-정책플랫폼 원장(전 조세재정연구원장)은 “위기 극복 이후 재정이 정상화됐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만성적인 재정 악화에 시달릴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재정 건정성 훼손을 방어하기 위해 재정적자와 국가채무한도를 법으로 규정하는 재정준칙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원식 건국대학교 교수(전 재정학회장) 또한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에도 교육·복지 예산이 증가하는 등 재정지출의 비효율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재정위기 대응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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