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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크레딧(64)] 반형문, 트리탑스·프로듀서로서의 삶


입력 2022.01.23 11:01 수정 2022.01.23 09:0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9일 신곡 발표 예정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 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지난 2007년 트리탑스로 데뷔한 반형문은, 트리탑스의 곡은 물론 박지헌의 '데이 바이 데이'(DAY BY DAY), 먼데이 키즈 '그림자', '날씨가 추워지면', 김중연의 '부디 오래오래' 등 다른 가수들의 노래까지 만들며 가수와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반형문은 가수와 작곡가의 포지션을 나눠 임하고 있다. 임하는 자세 또한 다르다. 가수로 무대 위에 설 때는 외적으로 표현과 전달력을 작곡가로 곡을 만들 땐,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걸 멜로디로 구현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가수는 플레이를 하는 입장이라 무대에서 노래할 때 자신을 확 표현하거나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 중요해요. 작곡은 전혀 달라요. 쏟아내기보단, 내적으로 에너지를 쓰는 느낌입니다. 노래하는 건 육체적인 힘을 많이 쓴다면, 작곡은 정신적으로 많이 쓴다고 표현하면 맞을 것 같아요."


과거에는 혼자 전담했지만 최근에는 동료 작곡가들과 협업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논의하며 가수를 분석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려 반응하려 한다.


"제가 만들어놓은 것 가지고 동료들이 편곡을 하기도 하고, 제가 트랙을 받아서 탑 라인을 만들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트랙과 탑 라인 모두 만들었지만 지금은 멜로디 위주로 작업하고 있어요.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건 가수와 어울리는지, 지금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노래인지 검열해요."


어느 덧 가요계에 발을 들인 지 15년 차가 된 반형문. 작곡은 그 이전부터 시작했으니 시대에 따라 어떤 곡이 성공이 실패하는지 오랜 시간 목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렌드를 잘 읽어내는 것 역시 작곡가로서의 능력이라고 밝혔다.


"나이를 먹을수록 트렌드와 멀어져요. 학생일 경우 미디어에서 유행하는 것들에 민감하잖아요. 신곡 나오면 다 들어보고 그랬는데 지금은 좋아하는 곡 위주로 듣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유행을 파악해야 하니, 노력을 하고 있어요. 협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도 젊은 친구들에게 트렌디한 것들에 대해 조언을 많이 구하기 위해서죠."


멜로디와 함께 가장 중점을 두고 작업하는 건 가사다. 단 가사만은 유행을 따라가는 걸 지양한다.


"장르나 노래는 유행이 돌고 돌지만 가사는 다시 유행하지 않아요. 그래서 가사를 쓸 때 고민을 많이 합니다. 감수성도 변하고 말하는 법 자체가 달라져서 당시의 유행어를 쓴다면, 그 유행이 지나고 나서 다시 찾아 듣질 않게 되죠. 가사에서 트렌드를 따라가면 반짝 잘 될 순 있지만 스테디셀러가 되긴 어렵죠. 현재까지 사랑받는 과거 노래를 살펴보면 지금 듣거나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 심플하고 공감되는 가사들입니다."


트리탑스의 곡을 직접 만드는 반형문은, 자신이 부를 노래와 다른 아티스트들이 부를 노래를 작업하는 일 중, 어떤 쪽이 더 까다롭다고 느낄까.


"다른 가수의 노래를 만들 때 기준이 더 높아요. 제 노래는 아무래도 타협하게 된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제 노래 만들 때 조금 더 좋은 건 감정이입이 편하다는 점도 있네요. 다른 아티스트 노래는 손도 더 많이 가고 신경도 더 많이 써요."


가수로 무대 위에 서고 팬들과 교감할 땐 매 순간이 벅차오른다. 하지만 작곡가로는 감흥에 취해 오랜 시간 머무르지 않으려고 한다. 경쟁이 치열해진 현재, 앞만 보고 달려나가기도 바쁘다.


"어디선가 내가 만든 노래가 흘러나오는 즉시, 그걸 즐기기보단 다른 곡을 또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더 좋은 곡을 쓸 거야'란 생각이 떠나질 않아요. 감흥에 젖어있을 여유가 없거든요. 하지만 가수일 때는 조금 감정이 달라요. 3분 한 무대를 하기 위해 수고해 준 사람들이 너무 많고, 모두가 열심히 준비하기 때문에 조금 더 애착이 가요. 작곡한 곡이 1위 했을 땐 덤덤해도 우리 곡이 1위 했을 땐 눈물이 날 수밖에 없더라고요."


반형문이 느끼는 가수와 작곡가의 공통된 고충은 성공이 기약 없는 미래와 싸워야 한다는 점이다.


"보장된 미래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불안감이죠. 잘되고 있단 생각이 들어도 절대 만족할 수가 없어요. 항상 미지의 어둠 속에 있는 것 같죠. 그런 불안과 항상 싸우며 노래를 하고 곡을 만들어요."


반형문은 작곡가로, 트리탑스로도 바쁘게 활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무대 아래, 위에서 열심히 음악을 하며 오래오래 음악 안에서 살고 싶다.


"트리탑스는 29일 신곡이 나옵니다. 봄에는 일본 공연을 생각 중이고요. 올해부터는 가수로, 작곡가로 꾸준히 곡을 내서 온, 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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