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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도 한다고? 내 귀에 과산화수소 괜찮나


입력 2022.04.25 15:04 수정 2022.04.25 15:0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비염의 계절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4~5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9~10월이 알레르기 비염환자가 가장 많다는 통계도 있다.


비염은 학생들에게는 집중력을 저하시켜 학업 능률을 떨어뜨리고, 숙면을 방해해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궁·사격 등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경기를 앞둔 운동선수들에게도 비염은 매우 불편한 존재다.


전문의와의 꾸준한 상담과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시간과 비용의 문제로 결정하지 못한다. 결국 당장의 고통과 불편을 덜기 위해 비강 스프레이나 식염수 등의 도구로 간단하게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택한다.


그런 과정조차 번거롭게 느껴져 ‘코를 한 방에 뚫는다’는 잘못된 정보에 기대어 과산화수소를 귀에 대기도 한다. 과산화수소를 묻힌 면봉을 귓속에 발라 코를 시원하게 뚫어주는 방법이다. 일부 유튜브 채널에서는 “(대회를 앞둔)프로 선수들도 한다”, “의사들도 쓰는 꿀팁” 등과 같은 자극적인 문구로 과산화수소 사용을 부추긴다.


과산화수소를 귀에 대는 것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이비안한의원 민예은 대표원장은 “귀에 과산화수소를 바르는 것은 (비염 치료에)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일시적인 청량감과 약물 자극에 의한 교감신경 항진으로 점막안 혈액순환에 변화가 생겨 코가 뚫리는 경험을 할 수 있지만 매우 일시적인 반응이다. 약물에 의한 소독활동도 효과가 미미하다. 오히려 귓속 환경을 세균이나 염증에 취약한 상태로 만든다”고 말했다.


혈액과 조직이 과산화 효소와 접촉하면서 유리된 산소에 의해 기포가 형성되고, 이 반응에 의해 거품들이 생겨 조직의 작은 틈 사이에 세균 잔해, 기타 오염 물질들을 제거한다고 생각돼 그 과정이 마치 세척이나 소독 활동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라는 얘기다.


미미한 효과에 비해 부작용은 크다.


민 원장은 “외이도 피부 손상으로 인한 외이도염도 우려된다. 미세한 고막 천공이나 상처가 있을 경우, 과산화수소가 중이로 넘어가 전정신경을 자극해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 발생될 수 있다. 면봉을 귀에 꽂아두는 과정에서 부딪히거나 잘못 조작해 생기는 고막 외상, 그로 인한 염증이 중이, 내이까지 전파될 때는 중이염 유양돌기염, 이명 난청까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비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도 소개했다.


민 원장은 “코볼 양쪽 팔자주름이 시작되는 부위의 혈자리를 영향혈이라 하고, 코를 찡긋했을 때 주름이 잡히는 곳을 상영향혈이라고 한다. 이 부분을 열이 나도록 세게 문지르는 방법, 인중 부위를 열이 나도록 세게 문지르는 방법도 비점막의 혈액순환을 활성화시켜서 코를 시원하게 해준다”고 알려줬다.


이어 “한의원에서는 코 안에 있는 점막에 직접적으로 침을 놔 일시적인 출혈을 주기도 한다. 일시적 출혈과 재생을 반복하면서 만성 염증으로 병리화된 점막을 재생시킬 수 있다. 발목이나 허리가 삐끗 했을 때, 해당 근육에 부항을 해서 빨리 근육통을 없애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또 “코 점막 환경에서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기본적인 미세먼지, 알레르기, 집먼지, 진드기 등 알레르기를 일으킬 유해물질로부터 코를 지킬 수 있는 공기환경관리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습도관리를 위해서는 물수건을 널어놓는 것, 구강호흡 방지 테이프 등을 사용해서 구강호흡을 하지 않는 습관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식염수 세척을 하는 경우는 반드시 체온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온도인 40도 정도로 데워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목관리(경추교정관리)도 비염 만성화에 중요한 부분이라 스트레칭으로 뒷목을 항시 잘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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