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가장 폭행한 20대 만취녀 결국 기소유예…"나 경찰 빽 있어" 지하철 폭행녀는?

20대 여성, 특수상해 혐의 기소유예…모욕·폭행 혐의는 '공소권 없음'

지하철 폭행녀 첫 공판 "피해자에 합의 의사 전달했으나 거부…합의 원해"

지난 7월 20대 만취 여성이 산책 중이던 40대 가장을 폭행하고 있다.ⓒ온라인 커뮤니티

40대 가장을 휴대전화 등으로 폭행한 20대 여성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사건이 종결되면서 지하철 9호선에서 휴대전화로 60대 남성 승객의 머리를 내리친 20대 여성의 사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두 사건은 모두 경찰이 피해자를 때릴 때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위험한 물건으로 보고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특수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20대 여성 A씨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피해 정도, 피해자와의 합의 내용 등을 참작해 기소하지 않는 처분이다. A씨는 지난달 피해자 측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의 모욕, 폭행 혐의에 대해서도 각각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20대 여성 A씨는 작년 7월 30일 오후 10시50분께 서울 성동구 소재 한 아파트 산책로에서 40대 가장을 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다. A씨는 당시 출동한 경찰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40대 가장은 1만7000명의 무고 엄벌 탄원서와 녹취 영상과 함께 A씨를 무고죄로 고소했으나 경찰은 A씨의 무고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9호선 지하철 폭행'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이런 가운데 서울 지하철 9호선에서 60대 남성의 머리를 휴대전화 모서리로 여러 차례 내려치게 한 사건의 처벌 수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4일 특수상해 및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 B씨는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B씨 변호인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피해자에게 합의 의사를 전달했는데 거부하고 있다"며 "피해자와 합의를 원한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3월 16일 오후 9시46분께 가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9호선 내에서 휴대전화 모서리로 60대 남성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시 B씨는 술에 전동차 내부에 침을 뱉자 60대 남성이 이를 제지했고, 그 이후 시비가 붙었다. B씨가 "나 경찰에 빽 있다"며 소리 지르는 모습도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지하철 9호선 폭행 피해자의 사촌동생'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희 사촌형은 시골에서 자라 서울서 대학을 나와 30년 넘게 사회생활을 하신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이었다"며 "이 사건은 절대 여자라서, 심신미약이라서 솜방망이 처벌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B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주거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도주 우려가 인정돼 구속 송치됐다. 검찰은 B씨 혐의가 인정된다며 지난달 8일 구속 기소했다. B씨가 조사 과정에서 쌍방폭행을 주장하자 경찰은 60대 남성을 입건해 폭행죄 성립 여부를 조사했으나 정당방위를 인정해 불송치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5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