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키즈 겨냥한 ‘가상오피스·동물원’ 출시
“생활공간의 확장”…스포츠·아이돌 출시 예고
‘무너 NFT’ 발행…“돈벌이 수단 아닌 고객경험”
“먼저, 빨리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만들고 출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 시중에 있는 다양한 오픈형 메타버스 서비스에 들어가 보면 사람들이 잘 쓰지도 않고 들어가지도 않는다.”
메타버스 시장에 너무 늦게 진입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의 답변이다. 유행하는 서비스를 선점하기 위해 무작정 새로운 것을 내놓기 보다는 신중한 접근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LG유플러스의 전략이 읽힌다.
LG유플러스 표 메타버스와 기존 서비스들과의 차별점은 주 이용자가 명확하지 않은 오픈 플랫폼이 아닌 직장인, 키즈로 타깃을 명확히 했다는 점이다. 후발주자인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정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겠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17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메타버스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설명회를 열고 ▲U+가상오피스 ▲U+키즈동물원 ▲무너 대체불가토큰(NFT) 등 3가지 서비스를 공개했다.
김민구 LG유플러스 서비스인큐베이터랩(Lab)장 담당은 “지난해 메타버스 열풍이 불었고 로블록스, 제페토 등 다양한 이용사례가 등장했다”며 “메타버스는 기술 발전이 지속되고 있고 새로운 사업자가 계속해서 등장하는 역동성이 큰 시장으로 성공 방정식을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담당은 ‘생활공간의 확장’을 메타버스의 정의로 내렸다. 김 담당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과 시장을 활용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타깃 중심의 서비스 기획에 집중하고 기술력 확보를 접근 전략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업무환경 변화…가상오피스로 B2B 공략
이날 공개한 가상오피스는 말 그대로 직장 내 업무 환경을 메타버스로 구현한 서비스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아침 인사, 스몰톡, 개인 면담, 화상회의, 업무 협업 등이 가능하다.
김 담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하이브리드 워크 업무환경이 지속되면서 협업과 상호작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실제 이 가상오피스에서 출산휴가에 들어가는 직원에게 전화 통화가 아닌 아바타로 다가가서 스몰토크를 하고 출산휴가를 잘 보냈던 경험이 있다”고 예를 들었다.
회사는 이 서비스를 기업간거래(B2B) 중심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임직원과 일부 고객사에 우선 서비스를 제공한 뒤 내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들을 겨냥한 ‘U+키즈동물원’은 기린, 곰, 호랑이 등 30여종의 야생동물과 브라키오사우르스, 티라노사우르스 등 20여종의 공룡 등 멸종된 생물을 만나며 배울 수 있는 서비스다. 타깃 고객군은 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알파세대’다.
김 담당은 “경험의 장소가 현실에서 메타버스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이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알파세대”라며 “테스트 결과 아이들과 부모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서비스는 우선 모바일과 태블릿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3차원(3D)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TV 상용화는 아직 기술 검증 단계다.
“LGU+는 고객 경험에 집착 중”…플랫폼 비즈니스 구상
LG유플러스는 자체 캐릭터를 이용한 NFT를 발행하고 국내 이동통신사 중 처음으로 NFT 커뮤니티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이달 자사 대표 캐릭터인 ‘무너’를 활용해 NFT를 발행한다.
회사는 무너 NFT를 구매한 홀더(보유 고객)를 위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2차 발행 시 우선 구매권도 증정한다. 예를 들어 무너 NFT를 5개 이상 보유하면 레고랜드 티켓 2매와 함께 2차로 발행되는 무너 NFT 1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식이다.
LG유플러스는 디스코드,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공식 ‘무너 커뮤니티’를 통해 홀더들의 전용 커뮤니티 채널도 오픈할 계획이다. 오는 25일 무너 NFT 200개를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발행하고 23일 웹사이트를 오픈한다. 올 하반기에는 2차 NFT를 발행한다. NFT의 메인넷은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한다. 향후 전략은 시장 상황을 살핀 후 결정할 예정이다.
이 전무는 “우리는 NFT를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닌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영구 소장하는 등 유니크한 고객 경험을 만드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LG유플러스는 고객 경험에 집착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회사는 다른 타깃층의 메타버스 서비스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사용자 집단을 얻으면 방문 빈도와 체류시간을 늘리고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해 수익 모델 다변화까지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메바버스 내에서 디지털 굿즈를 유통하거나 브랜드와의 협업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이 전무는 “우리가 가진 다음 서비스는 야구와 골프, 아이돌라이브 등이 있다”며 “각각에 맞는 아바타 공간과 액티비티 공유 전략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